지역 교육계 국정교과서 반대 열기 확산 장휘국 시교육감 “자유민주주의 부정 인정교과서 개발” 초·중·고 국사교사, 전교조 등도 반대 성명 ‘정부 비판’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5년 10월 12일(월) 20:14

정부가 12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확정한 가운데 광주·전남 교육계가 국정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서는 등 정부 방침 철회를 촉구하는 여론이 비등하다. 특히 광주시교육청은 검정 교과서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 교과 개설, 인정교과서 개발 등을 추진키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이날 오후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사 국정화는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일로 (시교육청 차원에서) 선택 교과를 개설하고 인정교과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장 교육감은 “정부가 지금처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인다면 광주시교육청은 교육감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해서 대응할 것”이라며 “한국사 국정화 발상은 일본의 군국주의나 독일의 나치즘과 같은 전체주의 발상의 토양을 제공하는 것이며 인류의 비극을 잉태하는 몰역사적 발상임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특정 사관의 주입과 역사 왜곡을 걱정하는 수많은 학자와 교사들, 시민의 뜻에 반해 강압적이고 일방적으로 국정화를 추진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독재적 발상”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자랑하면서 사상 통제, 역사 통제를 하겠다는 발상은 스스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장 교육감은 또 “광주시와 광주시민, 광주의 역사교사들과 함께 ‘역사교육 제대로’ 캠페인을 전개해 우리 역사가 바로 서고 학생들이 바른 역사 정체성을 세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정교과서 개발과 관련, 장 교육감은 “역사 철학, 역사와 인문학 등 선택교과를 개설하고 교육감 권한인 인정 교과서 개발비용을 편성할 계획”이라며 “뜻을 함께하는 전국 교육감들과 함께 교재 개발, 공동대처 방안을 제안해 교육감으로서 역사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정 교과서는 국정·검정도서가 없거나 이를 사용하기 어렵고 보충할 필요가 있을 경우 교육부 장관의 인정을 받은 도서를 의미한다.

이와 함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반대 광주 역사교사’ 모임은 이날 오후 4시 광주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친일독재 세력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반역사적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역사교사들은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하려는 욕망에서 시작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국정교과서 제도는 정부가 역사 교과서 내용을 독점하고 단일화해 아이들을 획일화·우민화 하는 처사로 교사들과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교과서 편찬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교조 전남지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역사 쿠데타, 역사 조작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를 즉각 철회하라”며 “역사 해석에 대한 특정 권력의 독점은 필연적으로 역사 조작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만큼 과거 역사가 되풀이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