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화 보고’ 양림동으로 인문학여행 떠나요 오는 16-18일 굿모닝! 양림 축제 30여개 전시·공연 다채 먹고 마시는 잔치 ‘NO’…詩·음악과 함께 낭만 가을 ‘만끽’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5년 10월 13일(화) 19:13

오는 16-18일까지 광주 남구 양림동 일대에서 ‘제5회 굿모닝 양림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축제 모습.

광주 양림동은 근대 문화유산의 보물창고다. 사직공원을 중심으로 이장우 가옥, 최승효 고택, 양정파 등 전통문화재와 오웬기념각, 우일선 선교사 사택, 배유지 기념예배당 등 개화기 선교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호랑가시나무 등 수령만 해도 100년이 넘는 거목이 즐비한 숲과 광주천이 어우러진 양림동은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곳이다. 독립운동가이자 중국의 3대 작곡가인 정율성, ‘차이콥스키 4대 제자’인 정추, 한국 현대시의 거목 다형 김현승, 한국 영화계 거장 임권택 등 많은 예술인의 문화거점이 됐던 곳이기도 하다.
또 이처럼 역사적 흔적을 따지지 않더라도, 들어서면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옛것의 소박한 낡음이 길 어귀마다 자리한 동네가 바로 양림동이다. 이런 양림동에서 그 터의 기운을 담은 잔잔한 잔치가 열린다. 굿모닝양림행사추진위원회(위원장 한희원)가 오는 16-18일 양림동과 사직공원 일대에서 여는 ‘굿모닝 양림’ 축제가 바로 그것.
올해 다섯 번째를 맞는 이번 축제는 30여가지의 인문학 향연으로 진행된다. 술과 음식 등으로 얼룩진 기존 축제의 번잡함을 아예 없애고 시와 음악, 자연 등으로만 채운 전국 유일의 장이기도 하다.

특히 추진위원회를 비롯 축제를 진행하는 이들 대부분이 양림동에서 나고 자라거나 활동해온 ‘지기’들이다. 해서 재능기부나 자원봉사가 활발히 추진돼 프로그램들은 1억원이란 예산에 비해 알차고 실하다.

축제는 양림동의 과거 100년 전 모습과 100년 뒤 미래의 모습을 만나보는 테마로 구성됐다. 축제는 전시와 공연, 체험, 참여, 부대행사로 나눠 진행된다.

전시 프로그램으로는 ▲설치 미술작가 최인준씨의 작품인 ‘100년 고택의 예술가’가 최승효 가옥에서 열리며 ▲515갤러리에서는 ‘양림동의 화가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 ▲한희원 미술관에서는 ‘그림으로 본 양림의 가을’전이 ▲양림미술관에서는 ‘그림으로 본 현재의 양림’과 ‘사진 속 양림 1980’전이 ▲양림동커뮤니티센터에서는 ‘양림 100년 사진전’이 각각 마련된다.

양림동의 가을을 더욱 낭만적으로 빛낼 다채로운 공연도 펼쳐진다. ▲16일 오후 7시 사직공원 옛 수영장에서는 ‘10월의 가수’ 이용과 신계행 등이 참여하는 가을 숲속 음악회가 열리며 ▲17일 오후 7시에는 KBC제창주의 추억찾기 ▲18일 오후 2시 ‘클래식 가을여행’과 오후 3시 ‘포엠콘서트’가 각각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더불어 행사 기간 내내 양림동 숲에선 ▲명작 영화를 감상하는 ‘양림 심야 예술극장’이 16일부터 17일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진행되고 ▲다형다방 등 양림동 일원과 사직공원에서는 공예체험·인물 스케치·가을 우체통 편지쓰기 등 다채로운 체험형 프로그램이 가족관객들을 맞게 된다.

이와 함께 ▲오카리나 축제(17일 오후 1-4시) ▲양림 북 콘서트(17-18일) ▲함세아 토크 콘서트(18일 오후 3시)도 눈길을 끌 전망이다.

양림동에 한희원미술관을 운영 중인 서양화가 한희원 축제추진위원장은 “전국에 1만개가 넘는 축제가 대부분 먹고 마시는 분위기에 젖어있다면 ‘굿모닝 양림’은 인물·정신·예술·유적이 아우러진 공간에서 힐링과 사유를 도모하는 순수 본연의 축제”며 “특히 외지에서 감독을 불러오는 게 아니라 양림동과 직접 관련이 있는 이들이 자기 분야의 행사를 꾸려 살피는 진정한 잔치를 추구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어 “지난해엔 1만여명가량 축제를 찾아와 즐겼고 이는 마을축제치고 대단한 성공의 지표”라며 “서정적인 가을날, 많은 이들이 찾아와 양림동을 거닐며 예술향연에 빠져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의 062-607-2313.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