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의 Fun Fun 세상] 축제의 계절 남부대 교수

2015년 10월 13일(화) 19:28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 10월이다. 가을하늘은 드높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 곳곳에서 축제가 한창이다.

축제는 예술적 요소가 포함된 제사의식을 일컫는다.

축제는 애초 성스러운 종교적 제의에서 출발했으나 이벤트적인 유희성을 강하게 지니게 돼 오늘날에는 종교적인 신성성은 거의 퇴색되고 지역적 특산품 판매나 관광상품을 위한 축제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래 축제의 오래된 모습인 제천의례(祭天儀禮)는 농사를 마무리하고 하늘에 제사지낸 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음주가무하며 즐기는 것이 관례였다고 한다.

단순히 술 마시고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것이 바로 축제가 신성한 종교행사였음을 말해준다.

오늘날의 축제는 종교성을 상실한 채 유희적이고 이벤트 놀이적인 모습이 강조되고 있다.

흔히 산업화와 세속주의는 축제의 진정한 모습보다는 세속적인 모습으로 변모됐다고 볼 수 있다.

우리민족의 축제를 보면 고대 부족국가 중 부여의 정월 영고, 고구려의 10월 동맹, 예의 무천과 마한의 농사시기인 5월과 10월의 제천의례는 모두 종합예술의 성격을 띤 한국적인 축제였다.

이들 제천의례라는 축제는 신명나는 놀이판이자 신성한 종교의 장(場)으로 이때에는 천신에게 제사지내고 음주가무로 놀이판을 벌이며 신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소망을 빌었다.

제천의례는 우리 축제의 문헌상의 시원일 뿐 아니라 우리 축제를 대표하는 축제라고 할 수 있다.

단체장이 바뀌면 축제도 바꿔 버리고 새로운 축제가 등장하기도 하는 요즘의 축제를 보면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도 같다.

축제는 그 지역의 문화성과 역사성을 잘 고찰해야 하고 축제의 역사적인 의미를 잘 살려 궁극적인 의미 있는 축제가 돼야 할 것이다.

여기서 한국인의 신명과 흥을 빼놓고는 진정한 축제의 맛을 살릴 수가 없을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의 창구로서 축제는 꼭 필요하며 사회적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적인 측면도 배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경험하고 참여하고 소통하는 축제야 말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축제의 요소이다.

결국 ‘축제를 왜 하는가?’에 대한 궁극적인 해답은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한 생존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학자는 축제가 없는 민족은 살아서도 산목숨이 아니고 죽어서도 고이 잠들 수 없다고 했다.

그만큼 축제는 그 민족을 대변하면서 인간의 문제에 근거해 있기 때문이다.

음악소리와 웃음소리가 나는 이 가을의 많은 축제를 통해 인간성을 회복하고 자연에 대한 감사, 사회적인 소통의 장, 행복한 가정생활의 활력소,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파란하늘을 바라보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축제의 장에서 그 축제를 빛나게 하는 한 구성원이 된다면 아름다운 가을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남부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