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역사 교과서’ 정면 충돌 與 “이념적 편향 바로잡는 교육 정상화 작업” 野 “친일·독재 미화 시대착오…긁어 부스럼” 서울=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

2015년 10월 13일(화) 20:08

“서명운동 동참해 주세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주최로 열린 ‘친일독재미화 국정교과서 반대 대국민 서명운동’에서 문재인 대표가 시민들에게 서명을 권유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13일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전날 정부가 고시(告示)를 통해 예고한 중·고교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여당은 이념적으로 편향된 기존 교과서를 바로잡는 교육 정상화 작업이라며 정부 방침을 옹호한 반면, 야당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자 국론분열 행위라고 성토했다.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국정화에 반대하는 야당을 향해 “북한을 찬양하고 대한민국을 격하하는 교과서를 그대로 가르치라는 것인가. 편향적 이념이 가득한, 사실조차 왜곡하는 교과서를 우리 아이들에게 계속 배우라고 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또 “대한민국을 폄훼하고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는 왜곡된 역사교육을 바로잡으려는 ‘역사교육 정상화 노력’에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졌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무안·신안) 의원은 황교안 총리의 정체성과 역사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경제가 어렵고 국민의 삶은 너무나 어려운데 민생에 온 힘을 쏟아야할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박정희 대통령 아버지는 군사쿠데타, 박근혜 대통령 딸은 역사쿠데타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왜 이 지경까지 국론 분열 사태를 이끌고 가느냐”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전 세계 국가중 북한, 베트남, 스리랑카, 몽골 등 네나라 정도만 국정교과서이고 나머지는 검인정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역사교과서의 국정화가 군사 작전하듯이 강행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지금 검인정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주체사상을 가르치고, 6.25에 대해 북침인지 남침인지를 헛갈리게 기술하고 있다는데 과연, 그렇냐?“면서 ”미래앤 교과서에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은 전면적으로 남침을 해왔다’, 금성교과서엔 ‘주체사상은 ‘김일성주의’로 천명되면서 반대파를 숙청하는 구실 및 북한 주민을 통제하고 동원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며 주체사상을 비판하고 있다“면서 여당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같은 당 백재현 의원도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 후보 때는 국민행복, 국민대통합을 외치더니 대통령이 된 뒤에는 정권과 정파를 위한 국론분열을 한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이 일본의 역사왜곡을 비난하는 것조차 부끄럽도록 한다”며 “앞으로 어떻게 일본 아베정권의 역사왜곡을 우리가 비난할 수 있겠나. ‘국민통합을 위한 올바른 교과서’라는 용어로 둔갑시킨다고 우리 국민이 속을 것 같나”라고 추궁했다.

이찬열 의원은 “많은 국민이 반대 목소리를 내는데도 정부는 친일과 독재의 기록을 삭제하고 미화시키기 위한 역사 왜곡 교과서를 만들려고 한다”며 “일본 아베 정권의 못된 우경화 정책에 따른 역사 왜곡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이 반대 여론을 무시한 채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에 계속 몰두한다면 박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 본인의 보수적 생각을 국민의 생각으로 만들려는 의도는 반(反)민주주의적 발상으로 아주 위험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서울=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