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자화상 <自畵像>

2015년 11월 11일(수) 18:22

우리의 인생은 스스로가 선택한 현실의 결과이다. 일반적인 사람은 누구나 이에 동의하겠지만 동양철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여기에 한 문장이 더 붙는다. 바로 ‘타고난 성품대로 인생을 선택한다’이다.

타고난 성품을 동양철학에서는 음양오행으로 파악한다. 이것이 사주다. 한 사람의 성품은 그 사람의 격(格)이 되고 그 격(格)은 인생(人生)을 만든다. 예를 들어 부자사주로 태어나게 되면 부지런함, 성실함, 강한 의지력 등 긍정적인 사고방식의 성품을 갖게 되지만 빈천한 사주로 태어나게 되면 게으르고 노력하지 않으며 부정적인 사고방식의 성품을 갖게 된다.

필자에게 자주 오는 아주머니의 딸은 명문대에 해외 유수의 대학까지 졸업한 유능한 커리어우먼이다. 직업적인 그릇은 갖춰졌지만 유일하게 남편자리는 안 좋았다. 이렇게 되면 좋은 남편감이 들어와도 밀어내게 된다.

엄마는 과년(過年)한 딸을 위해 많은 신랑감을 선 보였으나 딸이 하는 소리는 ‘학력은 좋은데 매너가 없어요. 학력과 인품은 좋은데 인물이 못생겼어요. 학력과 인품은 좋은데 집안이 안 좋아요’같은 트집만 잡고 나이는 이미 꽉 찼는데 결혼할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올해만도 벌써 많은 사람을 봤는데 계속 고개만 가로저었다.

필자에게 또 여러 명의 사주를 가지고 오자 “제가 진작 솔직히 말씀드리려 했는데 이렇게 하시면 따님 시집을 못갑니다. ”예? 무슨 말씀이세요?“”누구나 내 자식이 좋은 인연을 만나게 하려는 것은 부모의 마땅한 마음이지만 좋은 부부의 인연을 맺고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그만한 성품이 돼야 합니다.“ ”그럼 우리 딸이 남편 복이 없다는 소린가요?“”남편 복이 없는 성품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맞겠죠“라고 말한 후 ”따님은 다 똑똑한데 좋은 남자를 만날 준비가 안 돼 있어요. 이 세상 어떤 사람을 만나도 불만이 많고 결혼을 해도 이혼하겠다는 소리가 나올 겁니다“라고 말하니 그 아주머니는 우울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럼 어떻게 하죠?“라고 물었다.

그에게 오늘 가져온 사주에서 두 개의 사주를 뽑아주며 ”이 남자들과 선을 보이세요. 이 중에 좋은 궁합이 있습니다. 하지만 따님은 보자마자 뭔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하겠지만 그냥 살아보라 하세요. 좋은 궁합이란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좋아지게 되고 모난 나의 성품까지 바꿔주거든요“라고 설명해주며 딸이 왜 좋은 사람도 밀어내는 성품인지 객관적으로 잘 설명해 줬다.

인생의 모든 현실은 ‘내면의 자화상’이라는 말이 있다. 무언가 어긋나고 안 풀리며 답답한 현실이 이어진다면 나의 뒤틀어진 내면의 성품을 돌아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