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세 퇴소’ 보육원 아이들 갈 곳이 없다 광주·전남 175명…자립정착금 300만원 고작 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 |
| 2015년 11월 29일(일) 20:17 |
소외 계층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연말은 추위와 배고픔과 싸워야 하는 계절이다. 이 중 보육원을 퇴소해야 하는 18세를 한달 여 남겨 놓은 청소년들에게는 추운 겨울보다 냉엄한 사회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이들에게는 자립정착금으로 일정액이 지급되지만 액수가 사회 평균치에 비해 적은데다 자립을 위한 중요 수단인 취업마저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움이 많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
29일 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내년에 만 18세가 돼 보육원을 퇴소해야 하는 청소년은 광주 54명, 전남도 121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광주에서는 지난 2013년-2014년에 56명이 보육원을 퇴소했으며 전남도는 같은 기간 91명이 보육원을 나왔다. 대학을 진학하거나 특별한 사정 때문에 시설 거주 연장을 한 대상자가 아니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보육원을 떠나야 한다. 이들은 대부분 자립의 길로 들어선다. 이를 위해 지자체는 자립정착금 명목으로 300만-400만원을 지원한다. 상당수 청소년들은 이 비용을 월세 보증금에 보태고 있지만 전세 등 목돈이 들어가는 주거지를 확보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특히 다른 데에 흐지부지 쓰기 쉬운 현금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실질적인 자립을 돕도록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상당수가 퇴소해도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2012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아동복지시설 퇴소 청소년들은 5년 내 기초생활 수급자로 전락하는 비율이 30.6%에 달했고 19%는 노숙자 신세다.
이에 전남도에서는 시설 퇴소자들을 대상으로 목포자립생활관(정원 30)을 지원하고 내년에는 임대 아파트 2개(정원 10)를 확보할 예정이지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움을 청하는 퇴소 대상자들을 모두 수용하기엔 어림없는 실정이다.
보육 시설이 아닌 친척집 등에 위탁돼 있는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 또한 미미하다. 전남도에서 파악하고 있는 위탁가정 아동은 현재 1천440명. 위탁가정에서도 만 18세가 되면 독립해야하지만 이들에 대한 인원은 파악조차 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정착 자립금은 예산확보가 되지 않아 올해서야 논의가 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보육시설을 유지하는 데만 해도 족히 100억원이 넘게 든다. 또한 3년 전만 해도 자립정착금이 100만원 안팎이었다”며 “지난해 500만원으로 정착금을 늘리기 위해 도의회에 상정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대 생활환경복지과 황정하 교수는 “보육원 퇴소자들에게 정착금 등 근시안적인 지원을 하기보다 보육원 내에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케어, 케이스 매니저(상담)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전문성을 가진 사례 관리자가 아동 개개인에 대한 자활 능력을 길러주고 관심사·선호 등을 파악해 직업탐색에 도움을 주는 현실적인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
주재홍 기자 jujae84@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