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불과 안료가 빚어낸 ‘아름다운 성화’ 김옥수 신부, 오늘부터 광주시립미술관서 타일조각공예 초대전 성경 속 이야기·우리네 민속정서 담아낸 타일벽화 등 25점 눈길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5년 11월 30일(월) 19:06

김옥수 신부의 세라믹조각벽화 ‘사랑’<좌>과 ‘그네’.

타일조각으로 형상화된 성화의 아름다움이 광주를 수놓는다. 신앙을 주제로 세라믹 타일조각 작품을 만들어온 김옥수(도미니꼬) 신부가 1일부터 내년 1월10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로비 아트라운지에서 초대전 ‘보시니 좋더라’를 갖는 것.
시립미술관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아 사랑과 희망을 노래하는 성경 속 따뜻한 메시지를 예술로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경남 밀양에서 활동 중인 김 신부는 이번 전시에서 타일벽화 25점을 선보일 예정. 오랜 전통의 기독교적 주제인 성경이야기를 비롯해 우리네 민속적 소재를 동·서양의 조형적 특성으로 빚어내 새로운 미적정서를 보여줄 요량이다.

일반적으로 여러 색의 타일을 붙여 만드는 타일공예와 달리 김 신부는 타일 표면을 파내 조각한 뒤 그 속에 안료를 넣고 가마에서 구워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가마에서 소성된 타일조각들은 파스텔톤의 아름다운 빛깔을 내며 신비감을 준다. 특히 흙과 불 그리고 안료가 만나 만들어낸 오묘한 색감들은 성경 속 이야기들과 하나 돼 김 신부의 신앙심으로 나타난다.

앞서 서울 가톨릭대 신학부와 이태리 로마 세라피꿈 국제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김 신부는 벽화를 많이 그려 넣은 외국 성당들에 비해 우리나라 건물은 단조로운 것이 아쉬워 타일조각공예를 생각해내게 됐다. 해서 2000년대 초부터 김 신부는 변색이 되지 않는 타일공예작품을 만들기 위해 안료를 넣고 도자기로 구워내는 작업을 선택, 여러 건축에 응용하기 시작했다. 그의 이런 예술적 행보는 오늘날 대형 모자이크 벽화로 발전했다.

이후 김 신부는 ‘조각 타일의 제조방법’으로 특허를 등록했고 후학들에게 독특한 예술적 노하우도 전수하고 있다.

김 신부는 그동안 서울 당교개 순교성지를 비롯해 밀양성당 등에서 9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한·일 로마국제전, 새날 새삶 대희년 미술전(예술의 전당) 등에 작품을 출품한 바 있다. 그의 작품은 서울카톨릭대학, 부산카톨릭대학, 꼰벤투알 성프란치스코 수도원 등 전국 20여곳에 영구 설치돼 있다.

이와 관련,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인 김희중(히지노) 대주교는 “이번 광주시립미술관 초청으로 열리게 된 김옥수 신부의 세라믹 조각 벽화전은 하느님의 말씀을 만나는 신앙의 가치로운 선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조진호 시립미술관장은 “김 신부의 이번 전시는 종교적 영감과 형식미가 어우러져 편안한 안식을 주는 작품과 우리 고유의 민속적 주제와 조형적 특성이 가미된 한국적 아름다움이 공유되는 작품을 동시에 선보여 그 어느 곳에서도 만날 수 없는 경험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종교인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타일공예의 새로운 미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시 개막행사는 1일 오후 4시 미술관 로비에서 윤장현 광주시장, 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문의 062-613-7143./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