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울자아 이현 |
| 2015년 12월 13일(일) 1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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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핼러윈 날. 아이들이 귀신이나 유령처럼 분장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사탕이나 쿠키를 받아가는 풍습을 이용해 실험을 했다. 사탕이나 쿠키가 잔뜩 들어있는 그릇을 집 앞에 놓은 후 아이가 오면, 집 주인은 아이에게 직접 쿠키를 주지 않고 가져가라는 말만 하고는 집안으로 들어가는 거였다. 다시 말해 쿠키를 몇 개 가져갈지를 아이에게 맡기는 실험이었다. 연구진은 18곳의 집을 대상으로 9곳의 집에는 쿠키가 들어있는 그릇 앞에 겨울을 설치해 아이들이 쿠키를 가져가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했고, 또 다른 9곳의 집에는 거울을 설치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몇 개의 쿠키를 가져갔을까요?
미국의 심리학자인 아서 비먼(Arthur Beaman)의 연구진에 따르면 많은 아이들이 집주인의 말을 어기고 두 개 이상의 쿠키를 가져갔지만, 거울을 설치해 놓은 집에서는 그 비율이 반 이하로 떨어졌다 한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누군가의 눈에 반듯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 이었다.
쿨리의 ‘거울자아(the looking glass self)’도 있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듯이 타인이 던지는 말과 행동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된다는 이론이다. “너는 어쩜 그렇게 잘하니?” 잘한다는 말을 반복해 들음으로써 자신이 정말 잘 한다고 생각하고, “너는 어쩜 그렇게 하는 것 마다… 쯧쯧!” 자신을 향한 타인들의 질책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는 이론이다. 나를 보고, 느끼고, 평가하는 타인의 눈과 말을 통해 자신의 형상을 규정짓게 된다는 의미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성보다는 주변의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자아가 형성된다는 이론이다
얼마 전 글쓰기 수업시간.
세수. 비누. 스킨. 로션. 웃는 얼굴. 찡그린 얼굴. 화난 얼굴. 뽀로통. 볼터치. 성형. 점. 면도. 수염. 수건. 썬 크림. 보조개. 까만 눈동자. 눈썹. 문신.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생각을 넓혀야 하고, 생각 을 넓히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 연상되는 단어 찾기 시간에 얼굴을 중심으로 생각나는 단어 찾기를 하며 마음이 조금 복잡해졌다. 거울에 비친 나, 타인의 눈에 비친 나, 이현과 함께 연상되는 단어들은 무엇일까. 나의 가족, 직장, 친구들의 모습과 함께 연상되는 단어들은 또 무엇인가. 수업을 끝내고 돌아오는 내내 연상되는 단어들을 생각해내며 피식, 웃기도 했다가,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를 반복했다.
2015년도 이제 12월.
질책보다는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시간이다. “그래그래 잘 했어. 고생했어!” 스스로의 모습에, 서로의 모습에 응원이 필요한 연말이다. 2016년에 시작될 나의 모습도 그리며. 마음 깊이 꿈꾸며 희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