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호남 민심’ 제대로 읽어라

박상원
편집국장

2016년 01월 18일(월) 18:27
호남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호남의 민심이 야권의 세력교체에 시동을 걸면서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광주를 중심으로 호남의 국회의원들이 지역주민의 뜻이라며 ‘더민주당(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정치 초병인 안철수 신당 ‘국민의 당’으로 속속 합류하고 있다. 이제 야권 재편은 불가피하며 어떤 세력이 오는 20대 4·13 총선에서 제1야당이 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광주지역 현역의원 중 임내현 김동철 권은희 장병완 의원이 안철수 당으로 합류했고, 박주선 천정배 의원은 신당 창당에 심혈을 쏟고 있다. 나머지 박혜자 의원이 탈당 여부를 고민하고 있고 강기정 의원만 더민주당에 잔류하고 있다. 제1야당인 더민주당의 텃밭이 사실상 붕괴됐다. 전남에선 황주홍 주승용 김승남 의원이 탈당했고 이어 박지원 김영록 이개호 의원이 탈당을 결행할 예정이다. 잔류하는 의원은 신정훈 김성곤 우윤근 의원뿐이다. 더욱이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 고문이 탈당함으로써 친노세력과의 영원한 결별을 선택했다.

이처럼 더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 당으로 합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호남 민심이 더 이상 더민주당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민주당으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호남 민심은 오랜동안 정치적 소외에도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왔다. 그런데 지금의 제1야당인 더민주당의 행태는 실망 그 자체다. 선거에 연전연패하면서도 변화와 혁신이 없다. 말로는 혁신을 외치지만 행동은 전혀 책임지는 모습이 아니다. 박근혜 정권을 견제하기는커녕 무능과 무기력에 빠져있다. 제1야당으로서 강력하고 유능한 대안야당의 모습을 볼 수 없다. 특정개인의 호불호로 문제를 축소하는 것은 빈곤한 논리일 뿐이다.

권노갑 상임고문이 탈당 회견에서 언급한 사유를 보면 지금의 더민주당은 정권교체의 희망이 없다는 점, 당 지도부가 폐쇄적으로 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친노 패권)을 들었다. 물론 탈당하는 사람들에게도 전혀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탈당한 지역 현역의원들의 말을 빌리면 그동안 수차례 민주적인 당 운영을 주문했고 야당의 텃밭인 호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지만 무시했다는 것이다. 선거 때만 찾아오고 지역의 현안을 당론으로 결정하고 지원하는 데 인색했다. 더욱이 호남지역을 벗어나야 전국 정당화의 길인 것처럼 호남을 외면했다고 그간의 억눌린 심정을 토로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들의 행태를 인내하는데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반면 지금 호남 민심이 국민의 당으로 쏠리고 있는 이유는 뭘까. 지난 대선과정에서 중도하차한데 이어 6·4지방선거에서 광주에 전략공천한 행태는 밉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유력한 대권주자는 안철수 의원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호남출신 대권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호남민심이 선택할 수 있는, 전국적인 지명도가 있는 인물은 안철수 의원이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호남의 바람과 호남의 지지를 절실하게 원하는 안철수 의원의 바람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또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 당은 호남민심을 중시할 것이란 기대다. 그동안 더민주당을 장악한 친노세력은 호남여론을 무시하고 친노세력의 하향공천을 일삼았고, 당 지도부 구성에서도 호남인사들은 거의 배제됐다.

호남민심의 기대와 바람을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 당이 지속하려면 호남이 진정 원하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박근혜 정권의 실정에 대한 날선 비판과 민주주의 후퇴에 제동을 걸고, 고통받는 서민의 삶을 대변하는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탈당한 현역의원의 합류를 보면서 우려스런 부분도 없지 않다. 현재 상당수 지역 현역의원들의 그간의 행태를 돌아보면 호남민심의 흐름과 같이 할 수 없는 인사도 포함돼 있다.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과정에서 양날의 검으로 돌아 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를 놓칠세라 더민주당은 현역이 떠난 지역에 호남 출신 전문가그룹을 영입해 맞불을 놓고 있다. 중도성향의 참신한 인물로 호남정치 물갈이를 시도하겠다는 의도다. 안철수 의원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천, 투명하고 혁신적인 공천을 공언하고 있다. 호남민심을 놓고 공천과정을 통해 혁신경쟁을 벌이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혁신 공천의 경쟁을 통해 참신하고 능력있는 인물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호남민심은 강력하고 유능한 야당, 한마디로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춘 당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서민의 삶을 어루만지는, ‘사람사는 세상’을 만드는 정치를 실현해 달라는 주문이다. 국민을 통합하고 대의와 화합의 정치를 하라는 메시지다. 이것이 DJ정신과 노무현정신의 복원이고 진정한 의미의 호남정치 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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