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定道 1천년 지역발전 계기 되려면

오성수
사회부장

2016년 02월 22일(월) 19:59
역사는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간직된 흔적이다. 일부는 역사가 승자의 입장에서 기록되었다고 하지만 그 저변을 고찰해 보면 흥망성쇠가 모조리 담겨 있다.

따라서 어느 나라나 역사를 중시하고 소중한 자산으로 여긴다. 그런 측면에서 전라도는 매우 의미 있는 해가 다가오고 있다.

오는 2018년이 전라도(全羅道) 정도(定道) 1천년이 되기 때문이다. 광역자치단체 중 정도 1천년은 전라도가 유일하다. 1천년을 기준으로 경상도가 전라도보다 약 300년 늦은 1314년, 충청도는 1356년, 강원도 1395년, 서울과 경기도 1414년 등이다. 그래서인지 전라도 정도 1천년의 의미는 더 크다.

학자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전라도의 기원을 현종 9년(1018)을 그 단초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고려시대의 역사적인 사건 등을 수록한 고려사에는 전라도의 기원과 함께 본래 백제의 땅이며, 성종 14년 관할하는 목(牧)이 2개, 부(府)가 2개, 군이 18개 현이 82개라는 기록도 전해지고 있다.

고려사 이후 역사서에서도 전라도에 대한 명칭이 종종 등장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제33권에 따르면 고려 성종 14년(996년)에 전주(全州)·영주(瀛州)·순주(淳州)·마주(馬州) 등의 주현을 강남도(江南道)라 하고, 나주(羅州)·광주(光州)·정주(靜州)·승주(昇州)·패주(貝州)·담주(潭州)·낭주(郞州)를 해양도(海陽道)라 했다.

이를 근거로 하면 전라도는 오는 2018년이 정도 1천년이 된다.

전라도 정도 1천을 맞아 이를 지역발전의 계기로 삼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지난해 광주와 전남·북 시도지사가 만나 정도 1천년을 공동으로 준비하기로 했다. 이에 전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칭 개도 천년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북도 차원에서 어떻게 준비할 것이고, 이를 국가차원의 발전과 연계하는 방안을 도출해 미래 발전으로 연계하자는 취지다. 이와 관련된 세미나와 다양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반면 전라도의 중심인 광주와 전남지역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광주는 전혀 준비하지 않고 있으며, 전남도는 이제 막 시작단계다. 첩첩 쌓인 자치단체에서 업무의 우선순위나 예산 등을 고려해 추진하겠지만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정도 천년은 의미와 역사적인 가치를 고찰할때 미래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정도 천년을 계기로 숨겨졌던 천년의 역사와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잘못된 역사를 바로세우고 전라도 호남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제고하며, 자체적으로는 호남을 한반도 경제와 문화 교류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 등을 재정립해야 한다.

또 2018년은 새롭게 선출된 차기 대통령이 국정을 펼치는 원년인 만큼 국가차원에서의 지역발전과 연계하기도 안성맞춤이다. 즉 2017년 대선공약화와 2018년 신정부의 국정과제 등에 포함될 수 있는 방안 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체계적인 준비가 수반돼야 한다.

다른 자치단체도 1천년이 안 됐지만 나름대로 특정 시기에 맞춰 의미를 담아 개도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통해 미래발전을 도약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경상도는 개도 700주년(2014년)을 맞아 대구에 있던 경북도청을 도청을 안동으로 이전하고 경북판타지 아리랑인‘천년사랑 경북의 꿈’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펼쳤다.

서울시도 서울 정도(定道) 600년(1994년)을 맞아 3년 전부터 예산 610억원을 투입해 서울뿌리찾기와 국제화 미래화 등 4개 분야 38개사업을 진행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해외에서는 베트남 하노이가 정도 1천년(2010년)을 맞아 하노이 국제화프로젝트(Great Hanoi 2030)라는 메가 이벤트를 수립하고 광역 하노이시를 기능별로 개발해 국제도시로 변모시키려는 대규모 도시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전라도 1천년 준비에 반면교사로 삼을 만 하다.

영국의 역사학자 카(E. H. Carr)는 역사를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역사를 통해 많은 대화를 주고 받는다는 의미다. 전라도 1천년의 고찰을 통해 미래 발전의 계기로 삼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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