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태의 사주칼럼] 역지사지 <易地思之> |
| 2016년 03월 02일(수) 19:14 |
남편의 사주는 이기적이고 독립적이며 나이가 들었어도 사랑받고 칭찬받기만을 좋아하는 성품의 사주였다. 이런 사주는 자신이 어떤 잘못을 하더라도 자신을 지적하거나 잔소리 하는 것을 싫어한다. 존중만 받고 칭찬만 받고 엄마가 아들을 챙겨주듯 무조건적인 사랑만을 받아야 하는 남자가 가장 지적을 잘하고 아무리 잘난 남자라도 무시하는 현재의 부인을 만난 것이다.
그 여성은 “너무나도 이기적이고 배려심이 없는 남자를 만났어요. 시부모님들은 오직 이 사람 편만 드니 다 싫어요”라고 말하고 남편은 자신에게 “애교라고는 눈곱만큼도 없고 남편이라고 존중은커녕 철저히 지 잘난 맛으로 사는 여자”라고 말한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두 사람의 말은 각자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맞는 소리다.
우리는 종종 ‘나는 열심히 살았고 사랑만을 줬고 성실하게 살았고 요령도 안 피었고 봉사만 하고 도와만 줬는데 가족에게 친구에게 주변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이별당하고 고소당하고 상처받았다’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당사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모두 다 공감이 가고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있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혀 다른 얘기를 한다. 그래서 재판장에 가보면 너도 나도 억울해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법과 제도로써 결론을 내리는 법률이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설사 재판에 패소했더라도 마음속까지 죄를 뉘우치는 사람은 드물다. 끝까지 분하고 나만 당한 것 같고 세상이 그저 미울 뿐이다.
그래서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은 쉽지만 감정이 있는 범인(凡人)으로써는 쉽지가 않다. 역지사지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고대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로 신전 기둥에 써있는 ‘너 자신을 알라’이다.
나 자신을 스스로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스스로가 어떤 성품인지를 정확히 이해를 한다면 남을 탓할 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이기적인 것을 아는데 어찌 배려를 받을 수 있고 내가 폭력적인 사람인데 어떻게 주변에 평화로운 사람이 있을 수 있으며 내가 사랑을 주지 못하면서 어떻게 사랑을 받겠다고 할 수 있겠는가.
동양권에서 뿌리를 내린 명리학(命理學)은 사람의 성품을 음양오행으로 분석하고 해석해서 나의 성품을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수신학(修身學)이다. 모두 다 나 자신을 잘 알기 위한 하나의 방편인 것이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면 볼수록 남 탓을 할 수 없는 것이 사주(四柱)이자 인생(人生)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