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정권교체

김종민
정치부장

2016년 03월 14일(월) 19:53
한달도 남지 않은 4·13총선이지만, 광주 시민들은 무덤덤한 지경이다. 4년 만에 거리로 나선 현역 의원들이고, 정치를 해보겠다고 나선 신인들이고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말 그대로 몇몇 지지자들의, 그들만의 열정만 가득할 뿐이다.

각 당의 공천 방식을 위한 여론조사 전화가 부리나케 울려도, 그러든지 말든지 뚝 끊어버리고 마는 이들이 많다. 이토록 민심은 냉담하기만 하다. 정치 1번지 호남이 사라진 지 오래고, 정치의 변방에만 머문 탓이다.

금배지에 연연하는 정치인들에게 아직 호남이 쓸모 있는 이유는 선거 때 잠깐 쓰고 버리기 딱 좋은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역민들이 이를 모를까. 영혼 없이, 호남 정치의 복원을 외치고 있는 ‘협잡꾼’으로 치부되는 일부 정치꾼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총선이고, 대선이고, 그렇다고 치자. 여당이 반드시 패하고 만다는 재선에서도 그간 숱하게 야당은 무릎을 끓었다. 그래서 다름 아닌 전통적 야당의 텃밭은 고립무원의 처지로, 소외의 대명사가 됐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아니 오히려 더하는 분위기다. 무력한 야당으로 안된다고 또 다른 야당을 만들어 놓았는데, 딱 ‘그 나물에 그 밥’이다. ‘형 만한 아우 없다’는 항간의 지적도 나온다.

작금의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얘기다. 모두 호남에게 믿음을 주기에는 참으로 ‘거시기’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뭔가 부족하다는 것. 총선이 코앞인데도, 공천 방식을 둘러싸고 계파간 내부 갈등만 커지고 있어 더욱 답답증만 키우고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공약은 고사하고, 새 인물에 대한 기대마저 오간데 없다. 너 죽고 나 살기식 진흙탕 싸움질만 이어지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에 적수가 되지 않는 야당다운 야당도 아닌데, 제 식구 챙기기에만 혈안인 모양새다. 보나마나 이번에도 표를 준다면 그 뿐, 이후 다시금 버려지는 게 호남 아니겠느냐며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사정이 이러할진데, 아무리 야권의 심장부 광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한다 한들 먹히기야 하겠나. 이제 호남은 그리 우습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2개 야당이라고 하지만, 실망스런 행태에 참으로 고민만 커지는 현실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쪼개져 나온 국민의당이 통합론의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분당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180석을 내다보는 데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130석, 국민의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석 정도의 목표 의석수를 내걸었다고 하니, 실소가 터진다.

어찌 보면 호남 정치의 몰락은 호남에서 키운 대선주자가 없어서 일게다. 김대중 대통령, DJ 같은 인물 말이다. 말이야 그렇지, 다가오는 총선도 내년 대통령선거를 위한 전주곡이지 않은가. 모두가 잘 알다시피.

그래서 이번에 각각의 지역구 별 인물 됨됨이도 중요하지만, 거론되는 ‘잠룡’들 중 누가 있는 정당을 밀어주느냐, 그야말로 흔히 하는 말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물론 차차기라도 대다보고 지역의 큰 정치인을 발굴해 내는 과제도 함께.

맞는 얘기다. 산적한 지역 현안을 잘 챙겨줄 수 있는 대권주자가 이끄는 당을 바로 호남당 쯤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익히 이름이 오르내리는 잠룡들이야 ‘생즉사 사즉생(生則死 死則生)’의 각오일 바, 실리를 챙기자는 여론이 비등하다. 필요하다면 광주의 경우로 들 때 ‘8대 0’ 정도로 승패를 결정지을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어쭙잖게, 2개의 야당으로 표가 분산되고 만다면, 일각의 우려대로 호남 향우가 아무리 압도적으로 많다고 한들 수도권에서의 야당 참패 또한 불보듯 뻔할 전망이고, 새누리당에게 개헌 저지선까지 내어주는 역사에 죄인이 되고 만다.

이제 지역민들은 묻는다. 여당의 일방적인 독주를 막아낼 수 있겠느냐고. 새누리당 또한 계파간 공천 다툼으로 적잖이 기운을 빼고는 있지만, 그네들의 이때까지의 생리로 보아, 총선을 목전에 두고 강력한 결집을 보여줄 것임은 분명하니, 반길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번 선거는 이처럼 단순하지 않다. 적어도 호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건, 국민의당이건 응답하라. 정권교체의 여망을 실현할 수 있는가? 10년 주기설이 있다고 하나, 지금의 야당으로는 10년째인 내년 대선 역시 언감생신으로 읽힌다. 영원히 절대권력을 내주고 말 터인가 우려가 적지 않다.

호남을 앞으로 이용해도 좋다. 하지만, 그것은 궁극의 목표인 정권교체를 위해서 일 뿐이다. 다시 묻는다. 먼저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나? 이에 정말로 그렇다면 호남은 다시 확실한 지지를 보낼 것이다. 호남에 기반한다면 말이다. 손을 잡아라. 어떻든 분열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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