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산업의 성공 조건 김종률 |
| 2016년 03월 17일(목) 19: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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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음악산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대형 레코드 회사들이 수십, 수백 명의 가수들과 계약하여 엄청난 마케팅비용을 투입하여 시장을 장악하였다. 아이돌 그룹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최근 10년 동안은 1~2명의 가수나 그룹을 가진 소형 기획사들 중심으로 음악시장이 재편되었다. 물론 이런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한 SM, YG 그리고 JYP 같은 기획사들은 소형이라고 말하기에는 어울리지 않은 대형 회사들이지만 그들의 운영 형태는 기본적으로 초기 기획사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음악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패션 화장품 커피 등 그들이 보유한 아이돌 그룹을 활용한 타 영역으로 진출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토털 엔터테인먼트 제국을 꿈꾸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미래의 음악 산업에 무엇을 시사하고 있는가? 요약하면,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터넷과 모바일의 일상화가 기존 음악산업의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을 송두리째 붕괴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CD와 같은 음악을 담는 그릇과 같은 피지컬 유통은 이미 사라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음악을 만들어 음원시장에 유통하는 시스템도 현재의 기획사 중심에서 개인 뮤지션 중심으로의 변화가 예고된다. 다시 말해 앞으로는 크리에이티브한 개별 아티스트들이 스스로 음원을 업로드하고 마케팅하여 기획사들과 경쟁해 나갈 것이다. 물론 대형 홍보매체(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 채널 등)들을 장악하여 막대한 마케팅 파워를 가지고 있는 대형 기획사들과 한동안 경쟁하겠지만 큰 비용이 들지 않고 실패하면 다음 선수들이 무한정 기다리고 있는 무명의 아티스트들이 결국 승리자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음악산업을 미래의 먹거리로 육성하려는 광주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앞에서 살펴본대로 기존 방식으로는 음악을 만들고 마케팅한다면 광주는 서울과 같은 음악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형 도시와 경쟁할 수 없다. 광주는 음악적 재능을 가진 인적 자원이 풍부하다. 우리가 가진 무기는 바로 이것이다. 이 재능있는 친구들이 마음껏 음악을 창작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음악산업을 성공시키는 첫 단계다. 광주시에서 행하는 모든 음악관련 지원과 행사들은 바로 이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광주는 작년에 사직공원에 음악창작소를 설립하여 음악을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그런데 그 다음이 보이지 않는다.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것이 음악산업 성공을 위한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니다. 다시 말해 스튜디오가 예전처럼 음악을 녹음하는 기능에만 치중한다면 광주 음악산업의 발전에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물론 재능 많은 이 지역 가수 지망생들이 가져오는 수많은 데모 음악들을 다듬어서 고품질의 음악으로 만드는 일도 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스튜디오가 창작의 장소, 음악 발표의 장소, 비평의 장소 그리고 마케팅을 위해 대화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녹음기능 외에 랩(Lab)기능이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스튜디오를 사용하는 비용이 높다거나 소수에게만 오픈 된다면 누가 광주에서 음악을 생산하겠는가? 동시에 광주시나 유관 기관에서는 만들어진 음악을 전국적으로 마케팅하는데 여러 노력들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음악 산업은 콘텐츠 발굴과 개발(소프트웨어 구축)이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한다. 스튜디오 확보나 유통채널에 대한 투자(하드웨어적인 요소)가 앞서서는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