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일보우일보 <一步又一步>

2016년 04월 13일(수) 20:07

현실적인 인생문제를 상담하는 필자에게 있어서 가장 많이 하는 사안 중 하나가 자녀상담이다. 이 중 진로나 배우자감을 잘 고를 수 있는 ‘궁합’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진로문제에 있어서는 자식의 나이가 삼십대가 넘어가고 심지어는 사십대 이후의 중년의 나이가 됐는데도 부모가 자식의 앞날을 걱정하는 사례를 굉장히 많이 본다. 지방에서 상담하는 필자가 이런 사례를 많이 겪는다면 전국적으로는 얼마나 많겠는가.

필자에게 왔던 노부부도 그런 사례였다. 노부부는 “이제 마흔 살이 된 우리 큰 아들이 장가도 가지 않고 집에서 놀고만 있어요. 언제쯤 사람 구실을 할까요?”라고 물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들의 사주는 비견(比肩)과 겁재(劫財)로만 이뤄졌다. 대운(大運)의 흐름 또한 비운(悲運)으로 흐르고 있었고 관운(官運)도 없었다. 스스로 노력도 안하지만 운(運)또한 받쳐주지 못했다.

역학(易學)의 본질은 알고 바꾸는 데 있기 때문에 필자에게 온 시간을 토대로 육임(六壬)으로 포국을 짜보니 사과(四課)중의 가정 궁에 있어서 부모의 그늘이 큰 문제가 됐다. 필자는 “힘드시겠지만 아드님을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돈을 벌게 하고 경제적인 지원을 끊고 냉정하게 독립시키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부모는 “우리도 그것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한때 원룸을 얻어줘서 생활비도 안주고 놔둬봤더니 밥도 잘 안먹어서 빼빼 마르고 건강도 안 좋아져서 다시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아르바이트도 잠깐씩 했는데 힘들다고 못 하더라고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사회적인 도전 자체를 두려워하고 현실에 안주해 있는 자식도 문제지만 아들이 조금만 고생을 하거나 투정을 하면 부모가 그것을 못 기다려주고, 거둬주고 챙겨줬던 부모의 잘못된 사랑도 사회적으로 무능아가 되버린 주된 요인 중에 하나가 된 것.

삶에는 도전 아닌 것이 없다. 삶은 도전으로 시작해서 도전으로 나아간다. 그 도전이 멈추는 순간 인생의 발전은 없게 된다. 전화기 2대, 직원 2명으로 시작해서 미국 전체 경량 철골분야 60%의 점유율을 차지한 회사로 키워낸 ‘패코스틸’의 회장 백영중은 모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불가능은 없습니다. 다만 시간이 좀 걸릴 뿐입니다. 부족한 것은 노력입니다. 현명한 목표를 세우고 일보우일보(一步又一步)자세로 노력하십시오. 반드시 그 보답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도전과 열정은 청년에게 필요하지만 멀리 바라보고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자세는 부모가 자식을 교육시키는 데도 반드시 필요한 절제와 인내의 덕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