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으로 세월호 진상규명해야

오성수
사회부장

2016년 04월 18일(월) 19:29
또 다시 슬픔이 묻어왔다. 벌써 2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당시 모습이 선하다. 세월호 참사 얘기다.

배 안에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300여명의 학생들이 선체와 함께 차가운 바다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우리는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들뜬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갔던 학생들은 그렇게 사라졌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 모습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모든 국민들이 슬픔과 분노에 쌓였고 사회는 온통 비통함 그 자체였기에 해마다 4월 이맘때면 세월호는 우리 가슴으로 들어온다.

다만 그들을 만날 수 없어 추모할 뿐이다.

올해도 진도 팽목항에서는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팽목항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를 애도하는 추모식과 당시를 기억하자는 기억식이 열렸다.

올해는 4·13총선으로 잠시 망각했지만 세월호는 어김없이 진행형이다. 그러나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때만 잠시 관심을 끌고 시간이 지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흐지부지 되지 않을까 걱정도 앞선다. 상당수의 국민들도 그렇게 인식할 개연성이 있다. 다만 표현을 하지 않을 뿐이지.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진상규명이 이뤄지고, 사고 직후 정부의 약속들이 하나하나 지켜져야 한다. 누구를 단죄하고 처벌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사회가 점진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도 안전사회가 정착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희생을 치르고도 교훈을 얻지 못하면 사고는 반복되고 불신은 가중되며, 행복은 요원하다.

그런데 세월호 진상규명은 아직도 감감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발의된 특별법등 각종 생명안전 입법은 이제 폐기될 운명이다. 유가족을 제외하고는 진상규명의 움직임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2주기를 맞아 정치권과 전국 곳곳에서 진상규명의 목소리가 높지만 이는 2주기라는 특수성의 영향이 크다.

현 단계서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진상규명이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지난달 26-27일 전국 성인 1천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9.9%는 세월호 참사를 ‘여전히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현재진행형인 사건’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공감한다고 했다. 또 세월호 진상 규명에 대해서는 71.7%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고, 20%만 ’잘 이뤄졌다‘고 답했다. ‘세월호와 관련해 지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책임자 처벌이 잘 이뤄졌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3.8%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세월호와 관련된 일련의 과정에 매우 불신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진상규명요구는 책임자들의 처벌과 당시의 약속 등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세월호 관련된 처벌은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참사 직후 영국, 호주 캐나다에서 제정된 ‘기업살인법’ 을 한국에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비등했지만 청해진 해운은 기업이기 때문에 범죄능력을 인정하지 않아서 처벌하지 않았고, 선장만 살인죄로 기소돼 무기징역을, 대표이사는 징역 7년을 받았다.

구조실패의 책임을 당일 현장 책임자인 123경장에게만 물었다. 상황을 알고도 제대로 퇴선명령을 하지 않은 목표해경이나, 서해청장 등은 기소도 되지 않았다.

세월호의 진상이 완전히 밝혀지고 관련자들에게 단죄가 이뤄졌다고 해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회적으로 안전에 대한 인식개선에는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국민안전처의 국민안전 체감도 조사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최근 국민안전처가 조사한 ‘국민안전 체감도 조사’에서 국민의 26.4%만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또 정부 안전정책이 안전 확보에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은 27.5%에 그쳤고, 대형사고의 원인은 정부와 기업의 책임이 크다고 답변한 국민이 63%에 달했다. 세월호 2주년이 됐지만 국민들의 안전체감도는 달라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안전한 사회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진실을 분명히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내 놓는 것 밖에는 없다. 지금 단계에서는 특검만이 해법이다. 세월호법에도 특조위가 필요할 경우 특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특검을 하지 않고도 진상이 규명되면 다행이지만 지금까지의 행태를 보면 이는 쉽지 않다. 마침 진도 바다 속에 2년째 방치된 세월호를 오는 7월께 인양한다는 방침아래 지금 진도에서는 준비가 한창이다.

바다속에 있는 세월호만 인양할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진상도 함께 인양해 야 한다. 특검을 통해 3주기 추모식때는 진상규명이란 말이 다시는 거론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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