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원원유장 <源遠流長>

2016년 05월 18일(수) 18:11

필자에게 자주 왔던 한 여성이 처음 방문했을 때는 무남독녀(無男獨女)였던 딸을 처음 외국으로 유학을 보낼 때였다. “우리 딸 혼자 두고 오려니 마음이 천근만근인데 딸의 인생을 위해서 놔두고 왔어요. 잘한 결정일까요?”라고 물었다. 필자가 볼 때 사주의 격(格)이 높고 보기 드물게 좋은 사주였고 해당 국가와도 상생(相生)이 돼서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로부터 해년마다 오면서 딸의 신수를 물어보러 오는데 상담의 대부분 시간은 딸의 자랑거리였다. “이번에는 우리 딸이 반장을 했고요.” “반의 대표로 체육대회에 나갔고요.” “전국에서 경연하는 학교 대표로 나가 우승을 했고요.” 실제로 그 딸은 공부, 운동, 친구들과의 관계 어느 것 하나 뒤쳐짐이 없이 적응을 너무나 잘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고의 대학원에 합격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어렸을 때부터 승승장구했던 이 딸이 필자가 보기에 앞으로 다가올 중년과 말년에도 순탄하고 세상 어디에서나 주목받는 리더의 사주였다.

이렇게 보기 드물게 한 평생 전체가 순탄하고 모든 면에서 앞서가고 존경받는 사주는 어떻게 생겼을까. 이 딸의 사주는 원류(源流)가 목(木)인데 이것이 다시 화(火)로 생(生)하고 토(土)로 이어지며 금(金)으로 전달되고 수(水)에 이르렀는데 이 수(水)는 다시 원류인 목(木)으로 이어지는 사주였다. 이런 사주를 원원유장(源遠流長), 원원장류(源源長流), 연주상생(聯珠相生)이라고 한다. 오행의 기운이 흐르고 흘러서 멈춤이 없는 매우 아름다운 물상(物像)이라고 하여 명리학(命理學)에서는 가장 높은 귀격(貴格)으로 본다.

현장에서 사주를 많이 임상할 때 어떤 한 부분에서 독보적으로 앞서가면 상대적으로 다른 부분인 건강이나 가정, 자녀의 양육, 친구나 인간관계 등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게 마련인데 위와 같이 막힘이 없고 흐름이 상생으로 이어지며 대운(大運)까지 좋은 원원유장(源遠流長)의 사주들에게서는 모든 면면들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보았다.

어떻게 보면 태어난 사주대로 살고 있는 저런 인생을 볼 때 부러움과 질투가 생길수도 있겠으나 좋은 열매는 훌륭한 토양이 있고 훌륭한 인재는 그를 뒷받침하는 부모나 스승이 있는 것처럼 세상의 모든 것에는 원인 없는 결과가 없는 것이다. 불교에서 말하듯이 전생에서 많은 덕을 쌓았거나 조상이나 부모가 좋은 덕을 베풀었기에 저런 좋은 사주를 갖고 태어난 것 아니겠는가. 자신보다 너무나 잘사는 인생(人生)을 볼 때는 질투가 아닌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의 기회가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