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광주국제영화제 무기한 연기 출품작 500여편 폐기 위기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6년 05월 26일(목) 19:07

올해 광주국제영화제가 공식적으로 무기 연기됐다. 지난해부터 지속돼 왔던 영화제 조직위원회의 내부적 갈등이 끝내 올해 영화제의 무기한 연기로 이어진 것.

26일 광주국제영화제조직위에 따르면 오는 6월30일 올해 영화제를 열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지난 10일 정환담 광주국제영화제 이사장이 긴급 이사회의를 열어 “영화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 이사장은 영화제 사무실을 잠정폐쇄하기도 했다.

광주국제영화제는 지난 1월 영화제 A 상임이사의 회계장부·사업자 인감 횡령 및 절도 혐의로 한 차례 내홍을 겪었다. 이 사안은 고소전으로까지 이어졌다. 이후 A 상임이사의 무죄는 입증됐으나, A 상임이사는 여전히 회계장부 등 중요 서류를 환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직위는 결국 광주시로부터 올해 행사 예산 2억7천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영화제에 출품한 500여편의 작품이 모두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평화’를 주제로 하는 영화제에는 전 세계 25개국에서 총 50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특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에 따른 기대감으로 출품작이 4-5배나 늘었지만, 내부 갈등으로 인해 이 작품들은 빛을 볼 수 없게 됐다.

영화제를 준비했던 프로그래머들은 영화제에 출품한 감독들에게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행사 연기 사실을 알리고 있는 실정이다.

영화제 한 관계자는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광주국제영화제가 본래 개막일을 한달 여 앞두고 이처럼 무기한 연기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내부 조직의 환골탈태를 위해 시민 공청회를 열어 조직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꼬집었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