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삼각동 ‘송전탑 갈등’ 해결 안갯속 한전 점용허가 신청…구청, 31일까지 허가 여부 결정 국제고 등 인접 학교 학부모 “투쟁 불사” 반발 거세져 광주시 총 공사비 ‘33%만 지원 가능’ 기존 입장 고수 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

2016년 05월 29일(일) 20:26

송전탑 지중화 하라! 광주 북구 삼각동 국제고 인근 송전탑 논란이 1년여가 넘게 진행형이다. 사진은 지난 23일 북구청 앞 사거리에서 국제고와 전남여상 등 학습환경 보호 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가 초고압 송전탑 설치 규탄집회를 열고있는 모습./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지난해 4월부터 불거진 광주 북구 삼각동 국제고 인근 송전탑 논란이 1년여가 넘는 현재까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오는 31일 북구청이 점용허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허가가 승인될 경우 어떠한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나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시는 총 공사비의 일부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만을 고수, 상황을 해결할 의지 없이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9일 북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9일 삼각동 국제고·전남여상·삼각초 인근 한 건설회사 아파트 부지 용도변경(제1종주거지→제2종주거지, 아파트 건축 가능)관련, 한국전력으로부터 점용허가 신청을 받았다.

북구는 이달 말까지 점용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받아들여질 경우 도시계획시설 결정 등 행정절차를 거쳐 국제고 인근부터 가공송전선로로 전환된다.

이 공사는 중외공원(4번 송전탑)에서 이어진 지중화선로가 국제고(5번 송전탑)에서부터 지상으로 노출, 가공송전선로 설치된다.

점용허가는 가공송전선로로 전환하는 5번 송전탑에 대한 허가를 뜻하며 주민들은 지중화선로를 삼각초(6번 송전탑)까지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5번 구간 송전로가 지상으로 노출되면 인근 학생들의 건강·교육권을 침해받는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지난해 3월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통해 지중화가 아닌 가공송전선로로 전환하는 심의가 통과된 후 1년여 간 해당 구간의 지중화선로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광주시 등은 주민들의 요구대로 지중화선로를 연장할 경우 40억원가량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판단, 한전은 학생들을 위해 총 공사비 중 50%까지 부담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하지만 시는 관련 법률에 따라 나머지 20억원 중 13억3척만원만 지원할 수 있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한전은 광주시의 예산이 부족할 경우 지중화사업 전액을 부담, 선시공하고 연 분납조건까지 제안했으나 광주시는 부족분 6억7천만원에 대해 국제고·전남여상·삼각초가 부담할 것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점용허가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국제고·전남여상·삼각초 등 학부모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국제고와 전남여상 등 학습환경 보호 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23일 북구청 앞에서 초고압 송전탑 설치 규탄집회를 열고 중외공원-삼각초에 이르는 송전선로를 지중화선로로 변경할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하며 점용허가가 승인될 경우 어떠한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구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절차에 따라 점용허가 신청만 담당할 뿐 결국 광주시가 나서 해결해야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송광운 북구청장은 지난 24일 광주시청을 방문, 협조를 요청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북구 관계자는 “한전에서 신청한 점용허가 역시 신중히 검토, 한차례 서류보완 등을 거치고 있다”며 “점용허가 결정은 필요시 연기할 수도 있고 도시계획시설 등 행정절차가 남아있어 바로 공사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