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려·나눔·봉사로 기업인의 본분 충실할 것” [토크&대담]최상준 남화토건 대표이사·부회장 |
| 2016년 06월 21일(화)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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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박준수 기획실장
▲기업가로서 뿐 아니라 수필가, 사회봉사 활동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사회봉사에 헌신하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다면.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그런데 사람이 함께 살면서 균등한 행복을 누리는 사회는 없을 것이다. 이런 것들을 보정하려면 결국 있는 자가 나눔을 하면, 더불어 사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눔 자체는 인간 본연에 대한 사랑이며, 모든 종교의 기본 원리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호주 시드니 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스페인 조각가 ‘후안뮤노즈’의 ‘등에 업기’라는 조각을 보고, 나눔의 사랑에 대한 각오를 키웠다. 조각품 내용은 아들이 시각장애인이었는데 평생 아버지가 업고 키웠다. 그 후 아버지가 늙어 요양원에 가서 죽음에 이르게 되자, 아들을 불러 ‘내가 평생 너를 업고 살았는데, 마지막에 너의 등에 업히고 싶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작품화 한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가 시각장애가 있는 줄도 모르고 자랐다. 아들에게 평생 봉사, 헌신했다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인간 본연의 사랑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을 보고 너무 가슴에 와닿는 나눔이 나에게 뭉클한 동기부여가 됐다.
▲사재를 들여 건립 기증한 북구 매곡동 석봉도서관 증축공사가 이달 안에 준공된다. 오랜 소원이 이뤄진 셈인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수많은 나눔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바로 공공도서관을 건립하는 것이다. 2013년에 설계 후 26억을 들여 2014년 4월에 지역숙원사업이었던 매곡동에 도서관을 개관했다. 이후 서적 8천권, 미술품 80점, 소공예품 300점 등도 기부해 운영했는데 갈수록 이용자가 많아 올해 5월에 7억을 더 투자해 1개 층을 현재 증축하고 있다. 도서관의 개념이 지난날 책만 읽는 공간을 탈피, 유아원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역민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기능으로 거듭나고 있다. 책이 좋아 오래전부터 도서관을 지어 공공도서관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평생소원이었는데, 그 꿈을 늦게나마 실천하니 감회가 깊고 너무나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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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인 전남대에는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공대 건축과 학생들이 다용도 및 교양 시설이 필요했으나 국가로부터 예산을 받지 못한 사실을 접하고 공대 2호관 건물에 1개 층을 증축해 줬다. 지난해에는 경영대에 국제 세미나 및 학술대회를 열만한 공간이 없어 리모델링을 해줘 새로 단장토록 했다. 여기에다 전남대 본부측에 발전기금을 기탁하고 전남대 공대 및 총동창회도 장학기금을 전달하는 등 후배들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 후원하고 있다.
▲평소 ‘몽당연필’을 쓰거나, 소매끝이 닳은 와이셔츠를 즐겨 입는 등 절약하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검소한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서울에 출장 갔을 때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기거했던 ‘이화장’에 들렀다. 그 곳에서 영부인 프란체스카 여사가 쓰던 몽당연필과 옷, 신발이 전시돼 있는 것을 보고 크게 감동받았다. ‘검소하게 살자’는 마음가짐을 갖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 후 검소하게 살고 싶었고, 현재도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나눔과 절약은 무엇을 보고 느낀다고 반드시 되는 것은 아니다. 곧 실천이 관건이다. 어려서부터 성장하기까지 부모님께서 절약하고 검소한 삶을 몸소 실천해 왔던 것은 우리 가정의 정서였다. 그래서 가족들은 필요한 곳에만 돈을 쓰고, 절약하고 재활용하는 것이 생활화됐다. 우리 기업 임직원들에게도 평소 봉투 재활용, 이면지 쓰기 등 절약 정신을 강조해온 대목이다.
▲남화토건이 코스닥에 상장될 때 가장 기뻤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남화토건이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비결이 있다면.
-올해로 남화토건이 창업 70주년을 맞는 해이고 개인적으로는 50년을 넘게 몸담아왔다. 기업 70년에 어찌 시대적 변화에 난관과 고통이 수반하지 않았겠는가. 돌이켜보면 창업자이자, 친 형님인 최상옥 회장께서 무리한 경영을 펼치지 않았던 점에서 한국적 건설업을 잘 경영하셨다고 생각한다. 또 환경에 따라 기복이 심한 주택 사업이나 큰 자체 사업을 펼치지 않았다는 점도 높이 꼽고 싶다. 특히 지난 2013년에 코스닥 상장을 했던 것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남화토건은 당시 상장 여건이 좋았다. 무엇보다 투명한 경영과 내실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시공기술과 오랜 경험을 토대로 각계에서 신뢰를 받아오면서 지속 성장한 원동력이 됐다. 이같은 장점이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최초로 건설업을 상장할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
▲현재 광주경총회장, 광주적십자회장, 한국산학협동연구원 이사장 등 경제사회단체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원만하게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더십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다면.
-관변단체장과 사회단체장을 맡아오면서 특별한 리더십이나 철학이 있겠는가. 다만 기업에서 경영하던 것처럼 적극적이며 헌신적으로 봉사한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특히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임직원과 소통과 의견을 공유하면서 그들에 대한 배려와 아울러 후원도 아끼지 않았다. 행정기관 등 유관기관과의 협의와 협력도 한몫 거들었다.
▲70세에 늦깎이 수필가로 등단했는데 주로 어느 때, 어떤 소재로 글을 쓰는지.
-평소 책을 좋아해서 가정, 직장, 차량 등에서 틈틈이 독서를 즐겼다. 젊었을 때에도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앞섰으나, 기업에 종사하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70세에 접어들면서 늦게나마 문학에 대한 관심이 깊어 수필부분으로 등단하게 됐다. 그 후 8권의 책을 발간하게 됐고 언론 등에 기고도 가끔 하고 있다. 특히 기억나는 것은 첫 신인상 수상 작품인 ‘손이 두 개 달린 뜻’이 채택된 수필이다. 이 책에는 왜 우리 몸에 손이 두 개 달렸는지 말해주고 있다. 봉사와 나눔의 차원에서 한 손은 나의 의식주를 해결해주고, 하나는 남을 위해 쓰라고 한 조물주의 뜻이라고 생각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
▲요즘 관심있게 읽는 책은.
-요즘 독서보다 글쓰기가 바쁘다. ‘남화가 살아가는 길’ 8권을 남화 임직원들의 교양과 삶의 지침이 되는 내용으로 발간했는데 주변에서 호응이 좋아 결국 각 3천권씩 증판해 배부했다. 올해는 나이 팔순 기념으로 9권을 쓰고 있다. 아마 회사 창사 70주년 기념일인 오는 8월에 출간하려고 한다.
▲끝으로 인생 후배들에게 보람있는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해 조언 해준다면.
-사람들이 운명의 직전에 모두가 꼭 후회하는 몇 가지가 있다고 해 함께 나누고자 한다. 첫째, 내가 살만큼 살았는데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한다. 둘째, 상대에게 내가 잘못했다, 미안하다라고 사과하지 못한 것이다. 셋째, 배우자에게 살면서 그동안 잘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고백하는 것이다. 사람이 인생종말에 이 세 가지를 후회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를 기억한다면 아마 보람 있는 삶의 답이 나올 것 같다.
/정리=박은성 기자·사진=김기식 기자 광주매일신문 창간 25주년 기념 ‘토크 & 대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