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경청(敬聽)

2016년 06월 22일(수) 20:04

주역(周易)은 임괘(臨卦)를 두고 ‘강침이장(剛浸而長)하며 열이순(說而順)하고 강중이응(剛中而應)하여 대형이정(大亨以正)하므로 천지도(天之道)이다’라고 했다. 이는 “강한 것이 아래로 내려와 위로 자라며 기뻐하고 따르고 강한 것이 치우치거나 모자람 없이 알맞아 서로 응하여 크게 통하여 바르다.”라는 말이다. 이는 강할수록 머리를 숙이고 잘나갈수록 겸손하게 되면 만물에 두루 이롭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권력과 재력이 강할수록 힘없는 자와 가난한자를 무참히 짓밟고 무시하려 든다.
필자에게 왔던 그 아주머니는 너무나 독선적이고 강성인 남편 때문에 이제는 이혼을 결심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세 번을 망했어요. 절대로 제 말은 듣지도 않고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폭력을 쓰고 살림을 부스니 집안의 평화를 위해서 남편의 말을 안 따를 수 없었죠. 이제 빚을 다 갚고 조금 살만 하니 또 사업을 벌였네요. 이번에는 이혼하려고요.”라고 말하는 그 분은 이제 남편에 대해 더 이상 기대도 희망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현장에서 상담을 하다보면 남의 충고나 조언을 무시하고 앞뒤 안재고 경솔하게 일을 추진할 때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경청(敬聽)이다.
경청(敬聽)은 ‘공격하는 마음으로 잘 듣는다.’ 라는 말로써 상대방의 입장에서 헤아려 보려면 먼저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야 하기에 가장 중요한 실천적 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공자는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실에 이롭다.’는 말을 했으며, 서경에는 ‘멀리 밝게 보고 덕에 관한 말을 귀 밝게 들으시오.’라는 경구가 나온다.
또한 묵자는 ‘임금에게는 반드시 뜻을 어기며 올바른 도리를 주장하는 신하가 있고 윗사람에게는 반드시 정정 당당히 따져 논하는 부하가 있어서 논쟁이 진지하게 벌어지고 서로 훈계하며 따져 논하게 된다면 그 임금은 오래도록 살면서 나라를 보전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제갈량이 ‘출사표’에서 ‘스스로 자신을 얕고 가볍게 만들지 마시고, 잘못된 비유를 끌어들여 도리를 잃어버림으로써 충성스런 간언을 막도록 하지 마십시오.’라고 했다. 적은 것은 경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기 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듣는 것이 귀 밝은 것이요. 자신의 속을 보는 것이 눈 밝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마음이 있어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대의 군주와 재력가, 강한 자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경청하는 자세를 가질 때 화평(和平)의 시대를 열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