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전남 상생을 다시 생각한다 박상원 |
| 2016년 06월 27일(월) 1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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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은 역사적·문화적·지리적으로 한 뿌리다. 2018년은 전라도라는 이름의 행정구역이 생긴 지 1천년이 되는 해다. 광주와 전남이 분리된 것은 1986년 광주가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시작돼 30년의 시간이 지났고, 전남 도청이 2005년 광주에서 무안으로 이전해 11년째를 맞고 있다. 두 지역이 분리된 이후 지역발전의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전남은 광역도 가운데 전북과 함께 인구가 감소하고, 사업체 수 증가는 최하위 수준이다.
전남도청 이전에 따른 행정 분리가 강화되면서 지방정부의 존립위기가 표면화돼 이제 협력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민선 6기 출범과 동시에 공동발전을 위한 상생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광주시와 전남도는 2014년 10월 상생발전 합의문을 작성하고 상생발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어 상생협력을 위한 사업으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한 문화관광 활성화, 빛가람 혁신도시 활성화 등 18개 사업을 선정하고 추진했다. 1년 반 남짓 추진한 결과 성과도 있지만 과제도 만만찮다.
민선 6기 반환점을 도는 전반기 2년 동안 상생 발전의 18개 사업의 추진 성과를 보면 대체적으로 후한 점수를 주고 있지만 실질적인 핵심 현안의 협력에는 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이 많다. 광주전남이 합심해 치른 U대회 성공 개최와 광주전남연구원 출범, 제2남도학숙 건립 등 일부 상생과제는 순항하고 있지만 무안공항 활성화와 빛가람혁신도시 활성화, 광주·전남 ‘에너지밸리’ 추진 등의 과제는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구체적으로 성과를 들여다보면 우선 광주·전남은 양시도가 추진한 국제행사에 적극 협력해 큰 성과를 거뒀다. 광주U대회에 전남은 경기시설 및 행사 지원을, 광주는 전남에서 개최된 국제농업박람회와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에 문화공연·홍보를 통해 성공개최에 기여했다. 또 광주전남 상생과제 1호였던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을 광주전남연구원으로 통합했다. 물론 통합과정에서 시·도의회 동의단계의 우여곡절과 초대 원장 선임을 두고 재공모와 내정자 부적격 논란 등 홍역을 치렀다.
이어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양성 기관인 제2남도학숙 건립은 서울 은평구에 부지를 확보하고 201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과 전남문화재단이 추진한 광주·전남 공동갤러리 운영도 오는 9월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마루 건물을 임대해 공동운영에 들어간다.
반면 추진이 부진하고 갈등양상을 보이는 과제는 무안공항 활성화와 빛가람 혁신도시 활성화, 광주전남 에너지밸리 추진 등이 대표적이다. 상생 협력의 핵심적인 사업들이다. 또 호남권 한국학 연구기관 건립, 유라시아철도 호남축 연계 공동협력 방안, 광주순환고속도로(제3순환선) 건설 등은 대정부 건의와 공동협력을 강화해 추진해야 할 과제다.
무안공항 활성화의 경우 상생 추진이 부진하면서 광주·무안 공항 모두 이용객이 급감하고 있다. 군 공항 이전 문제를 시·도가 서둘러 매듭지어야 항공시설 확충과 면세점 유치 등 지역 관광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예상된 문제에 대책을 내놓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지적이다.
에너지밸리 사업의 경우 연구개발센터가 나주혁신산단으로 최종 확정됐지만 입지를 놓고 광주와 전남은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또 광주연구개발특구를 빛가람 혁신도시 일원까지 확대키로 합의했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시·도의 갈등은 상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에너지밸리가 차질 없이 조성돼 지역의 산업과 연계 발전해야 지역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민선 6기 들어 시·도가 상생을 다짐하고 과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첨예한 이해관계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과거의 경쟁논리에 매몰돼 있다. 공직자 중심의 추진체계가 가지는 한계다. 연 1-2차례의 정기적인 협의는 구체적인 논의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상생의 외형치중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의사결정기구와 상시적으로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는 협력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제 핵심 현안의 상생을 위해서는 긴 호흡으로 인내심을 갖고 지역주민의 이해관계 대립구조를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거버넌스 포함) 구축과 운영방식을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