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주는 세상이 그립다 이현 아동문학가

2016년 07월 07일(목) 19:57

“엄청난 홍수가 이곳을 덮쳐 모든 생명을 집어삼킬 겁니다.”

“엄청난 홍수가 생명을 집어삼킬 거라고요?”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노아가 만든 거대한 배가 우리를 지켜줄 거니까요. 자, 타시지요. 아, 잠깐만요. 죄송하지만 배에 타실 수 없습니다. 탑승자 명단에 이름이 있어야만 배를 탈 수 있거든요.”

“뭐라고요? 배를 타지 못한다고요? 그럴 리가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내 이름이 탑승자 명단에 없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아니에요. 뭔가 잘못된 거라고요!”

거대한 홍수가 밀려오고, 동물의 왕 사자는 모든 동물들을 소집해 노아가 만든 방주에 올라타라고 전한다. 하지만, 탑승자 명단에 이름이 없어 방주에 타지 못하고 남겨진 녀석들이 있었으니…. 전 세계 스테디셀러 1위인 성경 속 ‘노아의 방주’에서 비롯된 ‘노아의 방주- 남겨진 녀석들’은 노아의 방주에 타지 못하고 남겨진 녀석들의 뒷이야기다. 오지랖 꼬마대장 피니와 혼자인 듯 혼자 아닌 까칠쟁이 리아, 7톤 거구의 느림보 오비씨와 수다쟁이 분위기 메이커 스테이풋에, 피니와 리아를 호시탐탐 노리는 먹보 그리핀 부부까지. 거대한 방주를 만들어 대홍수가 지나간 후에도 살아남았던 ‘노아의 방주’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롭게 꾸며낸 모험이야기다. 외모와 성격은 물론 식성까지, 닮은 구석 하나 없는 녀석들이 합심하여 방주를 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장마가 시작된 하늘.

하늘 색 만큼이나 마음이 무겁다.

날마다, 들리는 소식마다 두렵고 떨리는 소식들 뿐. 마음 편히 산책을 할 수도 없고, 무심코 누군가를 쳐다보다가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잘못된 행위를 보고도 선뜻 나서 말 할 용기도 없다. 모두가 부러워하고 반듯해 보이는 직장에서도 폭력이 난무하고, 눈높이를 낮추고 낮춰 적어내린 수십 통의 이력서에도 감감소식인 세상. 한참 뛰어야할 청년들의 꿈을 소리 없이 야금야금 갉아먹는 세상. 아무리 열심히, 성실히 일해도 벗어날 수 없는 어둡고 질척한 삶의 굴레. 착하고 의롭게 살기위해 발버둥을 쳐보지만, 어느새 퍽, 뒤통수를 맞게 되는 세상.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꿈을 가져보라고, 희망을 가져보라고 말 할 수도 없는, 꿈도 희망도 사치인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신문을 보고 뉴스를 접할 때 마다 가슴만 아플 뿐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는 법.

탑승자 명단에 이름이 없으면 어쩌리. 또 다시 일어설 수밖에. 가진 것도 없고, 탄탄한 줄도 없으니 또 다시 힘을 다해 살아 보는 수밖에. 그러니 이제는, 아주 작은 힘이라도 보태어야 할 것 같다. 옆이 아닌 위를 향해 나아가는 것만이 익숙해져 있는 세상에서 벗어나 수직이 아닌 수평의 길로 나아가야겠다. 나에게 주어진 아주 작은 기득권이라도 힘주어 움켜쥐는 대신에 손을 펴 나눠야 할 것 같다. 약한 자에게 힘이 되는 세상, 젊은이들에게 꿈을 주는 세상을 위해 한 톨의 힘이라도 보태야겠다. 빨, 주, 노, 초, 파, 남, 보, 무지개빛 꿈을 향한 “전원탑승!”을 희망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