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품서 먹거리까지…추억을 파는 쇼핑 명소 [광주·전남관광 시장에서 답을 찾다] |
| 2016년 08월 31일(수) 19: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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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벼룩시장은 다양한 볼거리로 상점들이 문을 닫는 주말에 찾을만한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몽트뢰유·방브·생투앙 벼룩시장은 파리의 3대 벼룩시장으로 불리며 이곳 관광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현지인의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3대 벼룩시장은 다양한 품목으로 각각의 특색을 살려 차별화를 두고 투어 문화를 형성하면서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까지 북적이고 있다. 그야말로 파리의 벼룩시장은 관광문화를 살리고 있는 성공사례로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셈이다.
◇19세기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파리의 벼룩시장은 총 70여개가 넘을 만큼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벼룩시장(Marche aux puces)이라는 뜻이 프랑스어인 시장(Marche)과 벼룩(Puce)에서 유래된만큼 벼룩시장의 역사가 깊다.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 된 프랑스 벼룩시장은 17세기 이후 종교개혁 후 근검절약 정신을 바탕으로 중고품을 활용하는 프랑스인들에게 인기를 끌게 됐다.
벼룩시장은 지난 1870년대 파리 시내에서 활동하던 넝마주이, 고물장수, 짐꾼 등 최하층민들이 성 밖으로 쫓겨나서부터 생겨났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당시 도시 정비가 막 활발하게 진행되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이들이 위생을 해친다고 여겨 그들을 쫓아냈고, 그들이 모여 상권을 형성한 것이 바로 벼룩시장의 시초라는 것이다.
벼룩시장은 중고품을 판매하는 마쉐 오 퓌스(벼룩시장·Le march aux puces), 가치있는 골동품을 판매하는 브로깡뜨(Brocante), 집안에서 더는 쓰지 않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자유롭게 판매하는 비드 그흐니에(Vide Grenier)로 나눠진다.
특히 비드 그흐니에(Vide Grenier)는 Vide 비어있는, Grenier 창고, 다락방을 의미한다. 비드 그흐니에(Vide Grenier)는 창고를 비우는, 즉 오래된 물건들을 쌓아놓은 창고를 치운다는 은유적 의미를 지닌다. 파리에서 벼룩시장은 개인의 ‘창고 대방출’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방브(Vanves) 벼룩시장=파리 남쪽 14구에 방브역(Porte de Vanves) 2번 출구 인근에 위치해있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열리는 벼룩시장이다.
파리 시내에서 지하철로 이동하기 가까운 위치해 있다. 토·일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열리며 판매 속도가 빨라 이른 시각 찾는 것이 좋다. 소규모 시장이지만 빈티지 제품부터 의류, 가방, 카메라, 그림, 그릇 등 중고 제품들을 판매한다. 매대 형식으로 열려 거리를 지나서 둘러볼 수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총 400여개의 점포들이 들어서 있고 몇 년도에 찍혔는지 모르는 사진부터 최근 캐릭터 제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특히 파리지앵의 의류들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또 빈티지 선글라스, 중고 명품가방, 장식품 등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눈에 띈다. 또한 중고 가구, 생활용품, 골동품 등 다양한 품목의 디자인과 품질이 좋아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다.
◇생투앙(Saint-Ouen) 벼룩시장=파리의 18구에 위치한 생투앙 벼룩시장은 북부 클리낭쿠르역(Porte de Clignancourt) 근처에 위치해 있다. 3만㎡ 규모로 가장 크고 오래된 벼룩시장이다. 19세기 말 처음 문을 연 것이 시초다. 고미술품과 고가구 등 고가 상품부터 생활 용품까지 다양한 상품이 거래된다. 세부적으로 식료품, 가구, 도자기, 의류, 중고서적, 음반 등이 판매된다.
특히 골동품을 거래하는 곳으로 유명하며, 14개의 개별 시장에서 2천500개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매주 토·일·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공식적으로 열리며 노점마다 다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생투앙 벼룩시장은 고가구와 아시아 예술품을 판매하는 비롱(Biron) 시장, 기상천외한 물건들과 포스터, 오래된 음반 등을 구할 수 있는 쥘 발레스(JulesValls) 시장, 소형 골동품, 고서 등을 취급하는 르파사쥬(lePassage) 시장, 1930-1940년대 아르데코식 가구와 1970년대의 신식 디자인 용품들을 판매하는 말라시(Malassis) 시장, 아방가르드한 용품들과 가구, 장식품 등을 판매하는 폴 베르(PaulBert) 시장, 1970년대 빈티지한 용품들과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세르페트(Serpette) 시장, 생투앵 벼룩시장의 출발지인 베르네종(Vernaison) 시장 등이 대표적이다. 지붕이 덮인 상점 형태와 노천 시장 형태가 어우러져 있어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몽트뢰유(Montreuil) 벼룩시장=몽트뢰유 지역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으로 파리 동쪽 20구 몽트뢰유역(Porte de Montreuil) 근처에서 열린다. 특히 19세기에 설립됐다고 전해지며 소규모로 운영되지만 희귀한 물건을 찾을 수 있다.
게다가 파리지앵이 직접 사용한 장신구부터 의류, 인테리어 소품 등 특별한 제품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이밖에도 아프리카풍의 의류도 많은데, 그 이유는 몽트뢰유 벼룩시장이 아프리카지역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자신들이 가지고온 옷가지들을 교환하던 데에서 유래됐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상설 매장이 아닌 소규모 가판 상점들로 이뤄져 있다. 매주 토·일·월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연다.
다른 벼룩시장과는 달리 명품 중고제품보다는 집에서 가져온 제품들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몽트뢰유 벼룩시장은 과일, 빵 등 먹거리들도 판매하고 있어 관광요소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이에 몽트뢰유 벼룩시장은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더 많다.
◇자발적 시민 참여 관광지 조성 한몫=파리 벼룩시장은 시민 개인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파리 내의 벼룩시장 정보들을 알 수 있는 사이트(www.vide-grenier.org)를 운영해 각자 규칙을 정한다. 비드 그흐니에 사이트에서 판매자와 소비자는 동시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사이트를 통해 판매자는 자신의 물건을 팔고 싶은 시장과 판매할 위치를 신청하고 소비자는 어떤 종류의 벼룩시장이 어디에서 열리는지 정보를 얻는다. 참여하는 판매자는 전문상인들부터 자신의 창고에서 안 쓰던 물건들, 책, 옷, 가구, 주방용품 등 생활용품을 가지고 나와 판매하는 마을 주민들까지 다양하다.
물론 정부도 지난 2000년 중소상인 보호정책인 대형유통업체 입점 제한 정책과 더불어 관광객 유치 정책, 지역상인 상품 다양화 지원 등의 정책을 펼쳤다. 이에 생투앙 벼룩시장의 경우에는 보존구역으로서 인근 50㎞ 이내 대형유통기업의 매장이 입점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프랑스의 3대 벼룩시장은 시민과 정부가 함께 만들어 왔기 때문에 현재의 파리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떠오를 수 있었다.
이곳 시장에서 만난 장 뒤랑(Jean Durand)씨는 “프랑스 정부가 벼룩시장 판매 수익에 따른 소득세법과 물건 매매와 관련된 법에 대한 규정을 만들지 않아 자유로운 판매가 가능해 더욱 발전하게 된 거 같다”며 “순수하게 시민들이 만들어낸다는 벼룩시장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아야만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를 불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랑스 파리=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