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품격 높이는 광주호 호수생태원에 거는 기대 조영관 |
| 2016년 09월 18일(일) 18: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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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호 호수생태원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맞이하는 천연기념물 제539호 왕버드나무가 5백년 수령의 자태로 가지를 주체하지 못해 받침목으로 버티는 모습이 경이롭기만 하다. 이 왕버드나무는 다슬기, 피라미, 동사리와 같은 물고기며, 여름밤을 수놓는 반딧불이도 함께 살았을 증암천이 영산강유역종합개발사업에 의해 댐이 건설되고 광주호로 변천된 과정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2006년에 광주호 상류에 개원한 호수생태원은 10년 세월답게 식재된 왕버드나무가 장년의 크기로 성장했고, 탐방길 중간에 있는 메타세쿼이아 길은 운치가 있어 방문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또한, 이곳에 만들어진 생태연못에는 형형색색으로 피어난 수련과 물뱀이 헤엄쳐 몸을 숨기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어 생생한 자연의 움직임을 체감할 수 있다.
호수를 조성하면 경사가 완만한 상류 부근에 수변습지가 만들어져 각종 동식물의 서식지로서 역할을 하며, 아름다운 수변경관은 도시민들이 즐겨 찾아 힐링하는 공원이 되기도 한다. 습지와 공원에 생태적 역할을 더한 호수생태공원은 여러 종류의 작은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서식처를 보호하는 생태적 기능과 자연관찰 활동이 가능한 교육적 기능을 제공함과 동시에 자연환경 보전과 생태계 복원을 위한 연구 공간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태계는 한 생물이 살아가기 위해 다른 생물이나 주변 환경조건에 잘 적응해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하나의 생물집단 내에 개개의 생물 개체 간의 상호관계뿐만 아니라 토양, 수질, 기상 등의 자연환경과도 상호관계를 형성하면서 각자의 생활을 유지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 관계에서 이루어진 동·식물 집단의 상태를 생태라고 한다. 생태원도 곧 한 울타리 안에서 그들이 상호관계를 맺고 공존하는 하나의 생태계라고 할 수 있다.
생태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최초의 공원은 1977년 영국 런던 템즈강 변의 ‘윌리엄 커터즈 생태공원’으로 150여종의 자생식물이 식재된 후 21종의 나비가 날아드는 등 동식물 서식지로서의 역할을 하였고, 미국, 일본 등도 기능이 다 한 도심이나 도시인근에 생태공원을 조성하여 자연성을 잃은 도시에 생태적 기능을 제공하려는 노력 하고 있다.
광주호 호수생태원은 국립공원인 무등산과 연계하여 2020년까지 743억 원을 투입하여 현재의 19만 ㎡를 최소 30만 ㎡ 이상으로 확장하여 생태탐방체험관을 건립하고, 무등산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에 대한 전시, 교육, 체험공간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무등산을 이해하고 여가도 즐길 수 있는 공원으로 발전시켜 나가 향후 국가 정원으로의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라 한다.
한 도시가 생태공원을 갖는다는 것은 도시의 가치와 품격을 높이는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만큼 자연을 배려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진정한 의미의 생태계 안에서의 삶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는 더없는 행복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호수생태원에서 볼거리와 즐길 거리만을 강조하다 보면 인공적 조형물에만 치우칠 수 있기 때문에 산책로와 목교, 관찰 대를 만들 때 최대한 자연지형을 살리고 그곳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배려하여, 더 많은 생물이 보금자리를 만들도록 도와주어 종 다양성을 확보하게 해야 한다. 자연을 배우면서 이해하고 그 속에서 즐기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생태원, 야생초와 곤충, 새, 습지에 사는 수서곤충, 그리고 물고기들이 함께 공존하는 생태적 기능이 우선시되는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호수생태원’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