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소통을 위해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2016년 09월 28일(수) 19:14

최근 우리 사회에 소통이 화두다. 예로부터 소통의 중요함에 대해 지속적인 강조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활발하게 언급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정치권에서 촉발된 소통의 문제는 대한민국 전체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대통령과 여야 정치 지도자들의 소통 부족은 일반 국민들이 생각할 때도 너무 큰 문제여서 나라의 앞날이 걱정이다. 이는 단지 이 나라 지도자와 특권층만의 문제는 아니다.

평범한 국민들도 크고 작은 소통의 문제로 고통 받기는 매일반이다. 심지어 오랜 세월 함께 해온 부부도 일상생활에서 소통 문제로 다투기도 한다. 65억명의 지구상 인간들은 유전자 면에서 보면 99.9%가 다른 사람들과 동일하다. 겨우 0.1%의 차이로 너와 나로 구분된다.

그처럼 조그마한 차이밖에 없는데도 우리들은 왜 그렇게도 소통이 원활하지 않는지. 참 어렵다. 그동안 관련연구가 적잖게 이어졌다.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명쾌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단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한계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성 싶다. 즉 인간의 여러 한계로 인해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적이고도 완벽한 소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여러 한계’ 중 가장 먼저 들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이기성’이다. 겉보기엔 상대방을 배려해서 소통하는 듯싶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 본 배려일 때가 빈번하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자기중심적 배려를 위한 소통을 타인을 위하는 것이라고 믿어 버리곤 한다는 것이다.

이 결론에 이르면 우리는 한없이 초라해진다. 그러나 인간의 위대함은 이 초라한 지점에서 시작된다.

완벽한 소통을 기대할 수 없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차선을 추구하는 우리들의 노력은 평가 받아야 한다.

우리들은 이상적인 소통을 위해 여러 장치들을 마련해 오곤 했다. 지구상의 인류가 수천년을 살아오면서 경험적으로 체득한 장치들이 그것들이다. 회사에서의 생활을 보자.

CEO가 조직원간 소통을 권해도 좀처럼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 때 수장은 회사 규정을 만들어 강제로 소통의 장을 만들곤 한다. 직원 월례회의, 간부 주간회의, 팀 회의 또는 태스크 포스 회의 등등.

이 모든 조치들은 완벽한 소통과는 한참 거리가 있지만 평가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 상황에 대한 문제점을 인정하고 이를 보완하려는 노력이 인간의 위대함이 아닐까.

이런 소통의 문제를 인식하고도 자기만의 고집과 아집에 사로잡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과 조직들이 적잖다는 게 불행이다.

가정에서부터 소통을 위한 작은 노력들을 해보자. 아침 밥상에서 부부와 자녀가 나누는 5분의 대화는 생각보다 큰 결과를 가져온다. 부모 중심의 일방적인 소통이 아니라 자녀까지도 함께 번갈아 가면서 나누는 자연스럽고도 따뜻한 대화 말이다.

민주 사회가 정착된 지도 한참이 지났다. 그런데도 아직 지시와 명령이라는 일방적 소통에만 익숙해져 있는 지도자들과 이를 보고도 그냥 순응하며 쌍방향 소통을 포기하는 더 많은 우리들은 이 소통 부재 사회의 공동 책임자들이다. 이는 이 사회의 불행으로 이어질 뿐이다.

소통이 안 된다고 불평만 하지 않고 이를 극복하려는 작은 노력과 실천들이 있어야하고 평가받아야 하는 이유이다.

가족 간은 물론, 함께 일상을 만들어가는 직장 동료들과의 좋은 관계를 위해서도 원활한 소통을 위한 노력들을 기울여야 한다. 아침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도란도란 나누는 대화를 습관화하자. 이런 조그마한 노력들이 합해진다면 우리 사회의 소통 문제는 조금씩 풀릴 것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노력하지 않으면서 소통이 잘 되리란 생각은 금물이다.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