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격무시·폭행…아파트 경비원 괴롭다 “목소리 낮춰달라”에 담뱃불로 얼굴 지진 50대 입건 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 |
| 2016년 09월 28일(수) 20:16 |
광주 서부경찰서는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하고 담뱃불로 뺨을 지진 혐의(특수상해)로 해당 아파트 입주민 이모(5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19일 오전 0시5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차모(24)씨를 폭행하고 담뱃불로 뺨을 3차례 지지는 등 2도 화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씨는 지하주차장에서 큰 소리로 전화통화를 하고 있던 중 순찰 중인 차씨가 목소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한 것에 격분해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사설경비업체 소속으로 해당 아파트에 배치된 차씨는 늦은 밤 다른 주민에게 소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근무 매뉴얼에 따라 이씨를 제지했을 뿐이었다.
이씨는 차씨에게 “하찮은 경비원 주제에 이라라 저래라야. 입주민회장에게 이야기해서 잘라버리겠다”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건된 이씨는 경찰에 “화가 나고 기분이 나빠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가 관리사무소 등을 상대로 추가 범행을 저질렀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나주 소재 한 아파트 상가 앞에서 60대 경비원을 폭행한 A(59)씨가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A씨는 경비원이 설치한 라바콘이 자신의 장사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폭행했다.
이 같은 인격무시, 폭행뿐만 아니라 열악한 근무환경은 경비원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전남비정규직노동센터에 따르면 지난 6월 무안 소재 18개 아파트에 근무하는 경비원, 미화원, 관리사무소장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공동주택 근로자 실태조사’ 결과, 95% 이상의 공동주택이 내부 근로자를 외부 용역회사를 통해 간접 고용하고 있고 대부분의 아파트가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급여를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비원들의 경우 방범과 순찰업무 외에 택배물품 수발, 수목 관리 및 제초작업, 쓰레기 분리수거, 주차 관리 등은 물론 관리사무소나 입주민들의 잔심부름 때문에 규정된 휴식 시간에도 제대로 쉬지 못해 불만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비정규직노동센터 관계자는 “경비원의 근무환경 개선과 함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활임금 제도를 조속히 정착시켜야 한다”며 “정책적 지원이나 행정당국의 관리감독에 앞서 아파트 입주민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건전한 사회풍토 조성을 위해 ‘갑질 횡포 근절’ T/F를 구성, 지난 1일부터 12월9일까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약 55건이 적발됐다.
/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
유대용 기자 ydy2132@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