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비 부정 사용 ‘이젠 그만’ 유대용 사회부 기자

2016년 10월 04일(화) 19:33

경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사비 부정 사용을 지적받았다. 경찰청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광주·전남을 포함해 전국 경찰의 사건 수사비 부정 사용은 2013-2015년 3년간 총 600여건에 달한다. 사건 수사비를 수사활동과 무관하게 사적용도로 쓴 부정 사용은 192건에 849명, 중복수령 및 사용증빙 미흡 등 절차위반은 401건에 1천629명이다.

부정 사용은 1억202만1천10원, 규정 및 절차위반은 2억1천393만4천796원이 환수되는 등 환수금액만 총 3억여원이 훌쩍 넘는다.

더욱이 경찰의 사건 수사비 부정 사용에 대한 지적은 올해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며, 지난해에도 똑같이 언급된 내용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사건 수사비 부정 사용과 관련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지 1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개선 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특수활동비의 위반에 대한 처벌과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연평균 1천200억원에 달하는 경찰의 특수활동비 중 사건 수사비와 달리 감사대상이 아닌 정보예산의 경우 부정 사용이 더욱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휴일에 사용한 식대를 수사비로 청구하는가하면 사건 수사비를 개인 주유비로 사용하는 등 사건 수사비 목적에 맞지 않게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적발되는 등 일부 경찰의 부도덕성으로 인해 경찰 전체가 매년 국정감사에서 몰매를 맞고 있다.

어느 조직이든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눈 감아 주는 ‘관행’을 이어가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원칙을 지키는 대다수의 조직원들이 피해를 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 걸쳐 투명성이 강조되는 현 상황에서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변화와 개혁에 발 맞춰 내년에는 지긋지긋한 사건 수사비 부정 사용에 대한 소식이 들리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