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산이 이제 내려가라 한다” 지지자들 배웅 속 2년2개월 머문 강진 토담집 떠나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6년 10월 20일(목) 20:13

“만덕산이 이제 내려가라 한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2014년 정계 은퇴 선언 후 칩거했던 강진 토담집 생활을 20일 마무리했다.

7·30 보궐선거 낙선 후 현실정치에서 떠나 2년 넘게 초야에 묻혀 야인으로 살았던 손 전 대표는 이날 ‘정계 복귀’ 선언을 위해 서울로 가기 전에 그동안 정들었던 추억들을 하나하나 되새기면서 짐을 정리했다. 이른 아침 냉수 세수로 하루를 시작한 손 전 대표는 아침식사를 하고 사시사철 동거동락했던 진돗개 ‘순덕이’와 ‘해피’에게 마지막 아침밥을 손수 주며 쓰다듬었다.

수행원들은 쇼핑백과 가방 하나에 담은 조촐한 짐만 옮겼고 손 전 대표는 가벼운 복장으로 하산 준비를 했다. 토담짐 정리를 마친 손 전 대표는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 집 전경이 훤히 보이는 만덕산과 강진만을 찍어 저장했다.

이후 부인 이윤영 여사와 차를 마시며 장작을 쌓아둔 창고, 해우소 등을 둘러보면서 강진 토담집과 작별 준비를 마쳤다.

문턱 앞에 앉아 신발끈을 동여매고 하산해 백련산 어귀에 이르자 강진·영암군수 및 지지자들이 손 전 대표를 반겼다.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고 만덕산 토담집에서 백련사로 향하는 15분간 하산길에서 손 전 대표는 “강진은 어머니의 자궁 같은 곳이고 다산의 정신과 선비의 정신이 깃든 곳이다”며 “또 민주화운동의 거점으로 과거 방문했던 경험을 떠올려 이곳을 거처로 정했었다”고 회고했다.

손 전 대표는 백련사 대웅전에 올라 절을 하며 불공을 울리고 주지스님과 보살들에게 그동안의 보살핌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서울로 향하는 검은색 차 안에 몸을 실었다.

손 전 대표는 백련사 주지 스님과의 작별인사를 위한 통화를 하며 “2년 동안 만덕산 기슭에서 잘 지내고, 백련사에 신세를 많이졌다. 이제는 만덕산이 가라고 합니다. 이제 내려가야죠”라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2014년 7·30 보궐선거 낙선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한 뒤 같은 해 8월10일께 강진 토담집에서 머물러 왔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