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孫, 호남 민심 파고드나 칩거 2년… 정계복귀, 대선 구도 제3 지대론 부상 텃밭 다툼 2야 정치력 부재 속 ‘전략적 선택’ 촉각 호남 주도 정권교체 실현 ‘적임자 찾기’ 가열될 듯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2016년 10월 20일(목) 20:14

812일만에 복귀 2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계복귀를 선언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차량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지난 2014년 7·30 경기 수원 병 보궐선거에서 낙선,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손 전 대표는 812일 만에 정치권에 복귀해 야권의 대선경쟁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연합뉴스

강진 백련사 인근 만덕산 토담집에서 2년여 칩거해 온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정계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호남 주도의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광주·전남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손 전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와 무관하게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명되고 있는 만큼 야권의 대선시계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손 전 대표의 공식적인 정계 복귀에 주목하는 바는 호남을 대표하는 ‘확실한 주자’가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호남 민심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 여부다.

특히, 손 전 대표가 이날 회견에서 민주당 전격 탈당을 선언한데서 엿보이듯 자신의 소신대로 ‘제3지대’ 행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어, 정계개편에도 호남의 시선이 더욱 쏠리게 됐다.

이는 대권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간 ‘양강’ 구도를 흔들 수 있을 수 있는 잠재력이 상당하다는 분석과도 무관치 않다.

문 전 대표는 야권 대선후보 중 지지도 1위라는 대세론으로, 안 전 대표는 4·13 총선에서 호남 압승을 바탕으로 대망론을 앞세우고 있지만, 지역 내 여론은 냉담하기만 한 현실이다.

더구나, 더민주는 호남 주도의 정권교체에 지역주의를 경계하며 미온적이고, 국민의당은 거대 여야 틈새에서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들 야당의 미력한 존재감은 지지율 답보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이다.

정치권을 떠났음에도, 손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은 여전했었다. 단적으로 지난해 4·29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더민주가 텃밭인 광주 서을을 비롯해 전국 4곳 모두에서 전패한 뒤 손 전 고문이 호남에서 차기 대선 지지도 1위에 오른 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현실 정치로 되돌아 온 손 전 대표가 야권 심장부인 호남에서 그것도, ‘문-안’ 지지층 일부를 흡수할 경우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제는 인구수에서 충청권에 추월당해 정치의 변방으로 위기감이 커지는 지금, 정치적 변화기에 늘상 그랬던 것처럼 호남의 ‘전략적 선택’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야당은 물론이거니와 대권 주자들의 호남 구애 역시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호남은 내년 대선에서 호남을 대표하는 주자를 나서주기를 간절하게 원하고 있고, 그렇지 않다면 호남이 지지하는 주자가 반드시 정권교체에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손 전 대표의 행보에 그만큼 주목하고, 민심도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