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민 속에 삶의 희망을 갖는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노시 게이고 지음 |
| 2016년 10월 30일(일) 19: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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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지만 선택엔 책임과 고민이 따른다. 나 역시 수많은 선택의 길에서 주저하고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있을까?
그동안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기 보다는 남이 만든 길을 뒤쫓고 안주하곤 했다. 이로 인해 꿈은 뒷걸음치고 오히려 고민은 깊어졌다. 다시 한번 고민을 나누고 세상과 소통하면서 내 길을 찾아나서야 한다.
소설의 시작은 직업도 없고 어설픈 좀도둑들인 쇼타, 고헤이, 아쓰야 세 명의 친구가 모인 허름한 ‘나미야 잡화점’에서의 이야기를 다룬다.
소설은 시공간을 초월한 믿기 힘든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미야 잡화점은 예전부터 고민을 상담해주는 나미야 노인이 운영하는 상점이었다. 처음에는 어린이들의 고민 상담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어른들의 고민도 상담해주는 명소가 됐다.
먼저 고민을 담은 편지를 가게 앞 작은 우편함에 넣어주면 다음날 가게 뒤쪽 출입문에 달린 목재 우유 상자에서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
나미야 노인은 오랜 상담을 통해서 깨달은 게 있었다. 바로 대부분의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고스케는 부모님이 엄청난 빚을 갚지 못해 야반도주를 하는데 따라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을 남긴다.
이에 나미야 노인은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조언한다. 우선은 부모님을 믿고 함께 행동하라고 권하며 ‘현실이 답답하더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멋진 날이 될 것’이라고 희망을 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스케는 아버지와 불화가 겹치면서 자신의 인생을 맡길 수 없다는 판단에 도망친다.
나중에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고스케는 나미야 노인의 충고를 따르지 않은 것이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인생이란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 개척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뒤늦게 진실을 마주한다.
세월이 흘러 9월13일(나미야 할아버지 33번째 기일) 오전 0시부터 새벽까지 나미야 잡화점의 상담 창구가 부활한다. 현재와 과거가 연결되는 신기한 현상이 벌어진다.
좀도둑들이 처음으로 읽게 된 편지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는 펜싱선수인 ‘시즈코’의 고민이었다.
그녀는 죽음을 앞둔 애인을 돌봐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올림픽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다. 하지만 편지 덕분에 자신을 꿈을 찾기 위해 훈련에 매진한다.
‘가쓰로’는 아버지의 생선 가게를 물려받을 것인지 음악가가 될 것인지 고민한다.
답장엔 ‘당신이 음악 외길을 걸어간 것은 쓸모없는 일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심어준다. 몇 년 후 아동복지시설에서 위문공연을 하던 도중 화재가 나서 세리의 동생 다쓰를 구하고 자신은 화상으로 숨을 거둔다. 그가 만든 ‘재생’이라는 노래는 최고의 가수가 된 ‘세리’에 의해 유명해진다.
마지막 상담은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호스티스로 일하는 19세 ‘하루미’의 편지였다.
좀도둑들은 하루미에게 호스티스 일을 그만두고 증권거래와 부동산 매매에 대한 공부를 하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1985년부터 1988년까지만 투자하라고 가르쳐 준다. 이를 그대로 실천한 하루미는 엄청난 부를 축적하게 된다. 백수이자 좀도둑인 세 명은 그날 하루미의 감사편지를 읽고 다시는 남의 물건에 손을 대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들이 남긴 백지편지에 대한 나미야 노인의 답장을 받는다.
“당신의 지도는 아직 백지인 것입니다. 그래서 목적지를 정하려 해도 길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일 것입니다. 하지만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비록 현재는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지만 스스로를 믿고 인생에 최선을 다하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거친 약육강식의 냉정한 사회일수록 누군가로부터의 아무조건 없이 따뜻한 위로를 받으면 삶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또한 혼자만의 무거운 고민을 털어놓으면 유쾌한 기적이 만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