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러려고, 대한민국 국민 됐나” 임채만 정치부 차장

2016년 11월 06일(일) 19:41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이 늘어나는 일상의 연속이다. 국내 경제가 곤두박질치면서 다들 살기 힘들다는 이 마당에 ‘최순실 게이트’가 온 나라를 마비시키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지지율 5%는 역대 대통령 최저 기록이다. 그만큼 민심이 싸늘하게 돌아섰다는 이야기다.

현 정권의 비리 관련 청와대 참모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정치권은 정파싸움에 매몰되면서 국민들은 공황상태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집회 및 거리행진이 있었다. 20만여명이 모인 집회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성난 민심의 분출구였다. 전국에서 몰려든 인파는 현 정권의 비리에 대한 실체적 진실과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두 번째 사과를 했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나”라고 심경을 표현하면서 회한의 눈물을 적시기도 했다. 민심이 현 정부를 떠난 상황에서 대통령의 진실한 반성이 부족하다는 게 여론의 중론이다.

야당을 중심으로 그동안 정치권은 박 대통령의 소통 부족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왔지만, 철저히 무시됐다. 결국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이라는 매머드급 폭탄이 터지면서 ‘식물 정권’이 되고 말았다. 5년 단임제에서 4년차 레임덕이 역대 정권에서 매번 찾아왔지만, 이번 정권은 아직 1년4개월이나 남았다는 점에서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내년 정권을 잡기 위해 ‘하야’ 내지 ‘거국중립내각’, ‘책임총리제’를 놓고 당리당략에 따라 민심을 호도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국정 중단이 되면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의 끝판왕인 이번 국정 농단 사태의 실체적 진실규명에 걸림돌이 있어서는 안 된다. 끝이 없는 ‘최순실발(發) 비리’ 관련 책임자를 모두 처벌해야 한다.

10명 중에 한 명도 현 정부를 믿지 못하는 국민들은 “내가 이러려고 대한국민이 됐나”라고 대통령의 사과 기자회견을 패러디하면서 부정비리가 판을 치는 현 세태를 진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