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팅 넘치는 ‘엄마의 힘’…코트를 달구다 ['열정·감동' 생활체육 현장을 가다]<3> 월봉초등학교 자모배구팀 박희중 기자 ehsql01@kjdaily.com |
| 2016년 11월 07일(월) 19:48 |
|
코트 위 엄마들의 함성이 뜨겁다.
오랜 기간 주부로서 엄마로 자신만의 시간이 부족했던 자모들이 배구로 하나가 됐다.
매년 학교에서 열리는 학년배 자모 배구대회를 계기로 배구에 관심 있는 엄마들이 뜻을 모아 어머니 배구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월봉초등학교 자모배구팀은 지난 2012년 이렇게 시작됐다.
처음 시작할 때는 열정과 의욕만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엄마들끼리 공을 주고받는 공놀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연습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대회에 출전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고 제대로 배구를 한번 배워보자는 의견들이 나오면서 코치 선생님을 초빙, 본격적인 배구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월봉초 자모배구팀은 이후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매년 실력이 급성장 했다. 지난 9월25일 첨단병원장배 자모배구 대회 우승과 지난달 16일 열린 광산구청장기 자모배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자모배구의 강자로 등극했다.
팀을 이끌고 있는 염서정 회장은 “처음 시작은 어색했지만 엄마들이 취미 활동을 같이 하면서 정보도 공유하고 친목도 다지는 계기가 됐다”면서 “개인의 능력보다 9명의 선수가 끈끈한 팀워크로 하나가 돼야 제 실력을 발휘하는 단체 종목인 만큼 단결과 화합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말했다.
월봉초 자모배구팀은 매주 화·목요일 저녁 7시부터 월봉초 강당에서 훈련을 한다.
선수 층이 얕아 팀원이 12명에 불과하지만 배구에 대한 열정으로 대부분 선수들이 훈련이 참가한다. 화요일에는 개인 훈련과 체력 훈련을 하고 목요일에는 코치 선생님에게 전술과 블로킹, 포지션 별 1대1 개인 집중 지도를 받는다.
배구에 대한 관심과 주변 엄마들의 권유로 지난 9월 동아리 문을 두드렸다는 김정선씨는 “두려움과 설레임으로 시작했지만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기쁘다”며 “아직은 초보수준이라 다른 선수들과 어울려 하기 보다는 개인 훈련 등 혼자 연습하는 시간이 많지만 신입의 자세로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자모배구팀 야간 훈련은 짝을 지어 가볍게 몸을 푸는 것을 시작으로 언더핸드 패스의 기본기 교육과 연타 수비자세 교정, 페인트 수비 연습, 오버핸드 패스 연습 등 다양하게 이뤄진다.
팀 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김지연 코치는 “월봉초 자모배구팀은 블로킹 등 탄탄한 수비가 최고의 장점”이라며 “무엇보다 집중력과 끈기,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배어 매일 매일 수준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속공, 페인트, 스파이크 훈련 등은 체력 부담이 커 선수들도 버거워하는 데 늦깎이 초보 선수들이 ‘엄마의 힘’으로 힘든 훈련을 이겨내는 것을 보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편을 나눠 연습경기를 하고 마지막 정리운동을 하면 힘든 하루의 훈련이 마무리되는데 엄마들은 이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한다.
장정님 총무는 “훈련이 끝나고 간식을 먹으며 흐르는 땀방울을 그대로 둔 채 한바탕 수다를 떨면 피로가 말끔히 풀린다”면서 “운동하고 땀 흘리고 소리치고 웃고 떠들다 보면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다이어트에도 최고”라고 말했다.
한편 월봉초 자모배구팀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첨단스카이 배구 클럽과 상호 교류를 통해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이 공존하는 새로운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아이들이 졸업을 하면 2년 유예기간이 있기는 하지만 팀을 떠나야 한다.
하지만 배구에 대한 열의만 있으면 클럽 활동으로 이어져 계속 꿈을 키워나갈 수가 있다.
이들은 월봉초 강당에서 같은 날 시간대는 다르지만 훈련도 같이 하면서 친선 경기를 통해 우의를 다져 나가고 있다.
실제 자모배구팀 선수 3명은 클럽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풀뿌리 생활체육이 연계 육성을 통해 저변을 확대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로 구체화 되고 있는 월봉초 자모배구팀과 첨단스카이 배구클럽의 상생 모델이 주목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희중 기자 ehsql01@kjdaily.com
박희중 기자 ehsql01@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