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태의 사주칼럼] 기기(攲器) |
| 2016년 11월 16일(수) 18:54 |
공자(孔子)가 노나라 환공의 묘를 둘러볼 때였다. 공자는 노 환공의 사당에 안치된 기기를 보고 이렇게 탄식했다.
“어찌 가득 차고도 뒤집히지 않는 것이 있겠는가?”라고 하자 이때 제자 자로가 물었다.
“스승님, 가득 찬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이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총명과 성인의 지혜는 어리석음으로 지키고, 공로가 천하를 덮을 때는 겸양으로 지키며, 용맹이 세상을 어루만질 만할 때는 두려움으로 지키고, 부(富)가 천하를 다 가질 정도일 때는 겸손으로 지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퍼내고 덜어내면서 그릇이 채워지는 것을 유지하는 도(道)이다.”
쉽게 풀이하면 이렇다. 뛰어난 지혜가 있어도 과신하지 않고, 큰 공을 세워도 자만하지 않으며, 용맹스러워도 두려움을 잊지 않고, 천하를 차지할 만큼 부유해도 겸손할 수 있어야만 영원토록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중화(中和)의 도(道)를 깨달은 사람은 성공을 하고 명성을 얻은 뒤에도 항상 변함이 없다. 그는 성공 앞에서도 겸손을 잃지 않고, 실패 앞에서도 낙관적인 마음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범부(凡夫)들은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득의 양양 해 자만심을 부리다가도 난관에 부딪히면 이내 의기소침해지고 좌절에 빠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사람들은 외부의 환경과 사람에 의해서 영향을 받고 흔들리게 돼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몸은 자신의 것이나 마음은 주인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의 운명은 자신이 아니라 남의 손에 달려 있기 마련이다.
누구나 사회적으로 명예와 재물을 추구한다. 하지만 눈으로 보이는 성공에 앞서 자기 마음의 진정한 주인이 돼 마음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내 마음의 주인’이라는 뜻은 어떤 사람에 의해서나 별다른 환경이 바뀐다 해도 마음이 이리 저리 흔들리지 않는 것을 뜻한다.
가정에서는 가장이, 학교에서는 스승이, 국가에서는 군주가 바로서야 한다. 그래야 국가가 올바른 초석위에 흔들리지 않는 반석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