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토은행’ 책임있는 역할 다하라 오승지 경제부 기자 |
| 2016년 11월 27일(일) 1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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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은행을 이용한다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을 만났다. 무려 40여년 이상을 광주은행에서만 금융거래를 해왔다고 한다. 사회 첫 발을 내디딘 후 결혼, 그리고 자식의 출가까지 그의 인생 절반을 함께 한 광주은행은 그에게 ‘고향 은행’과 같단다. 하지만 최근 은행 업무를 보는데 전산 처리 시간이 꽤 소요되고, 집 근처 점포는 2층으로 이전해 잦은 은행방문은 오히려 숙제마냥 어렵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럼에도 광주은행을 이용하겠다고 했다.
이 어르신이 느끼는 바가 실제 광주은행에 대한 지역민들의 마음을 대변한 듯 했다.
지난 24일 광주은행은 4조원대의 시금고로 선정됐다.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시금고 유치전은 의외로 경쟁이 치열했고, 선정된 이후 막중한 책임이 따를 상황이 됐다. 앞으로 지역은행으로서의 역할을 다시 한번 두고 보겠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향토은행을 내세워 지역민과 함께 해 온 광주은행은 최근 ‘지역색을 잃은 것 같다’는 질타를 받아왔다. 호기롭게 시작했던 22년만의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작업은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이 많았고, 사회공헌 비용은 전년보다 수십억원이 줄었다. 새롭게 시작했던 배드민턴 실업팀 창단과 광주한국화대전 등의 프로그램은 진척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은행측은 지역 발전을 위한 공헌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광주은행은 지난 18일 48번째 생일을 맞으며 앞으로도 지역경제와의 공생관계를 강화하겠다고 피력했다. 실제로 지역내 영업지점 수가 72개에 달하는 접근성과 사랑의 공부방, 다문화가정 지원, 중소기업 대상 중금리 책정 등은 지역 향토은행으로서 펼치는 ‘애정’있는 의무였으리라.
광주은행은 1969년 창립 이후 줄곧 시금고를 맡게 됐으며 곧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있다. 쉰 살, 지천명이면 하늘의 뜻을 안다고 했다. 그동안 믿고 신뢰해왔던 지역민들의 뜻을 헤아려 반세기의 기득권을 버리고, 진정한 ‘향토은행’으로서 책임있는 역할을 다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