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우린 따뜻한 손을 맞잡을 때 이현 |
| 2016년 12월 01일(목) 1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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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미다스 왕, 황금 손이 있다.
제우스와 세멜레의 아들로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디오니소스는 술과 풍요의 신이며 광란과 쾌락의 신이다. 죽었다 다시 살아난 신으로 다산과 부활의 신이기도 하다. 이런 디오니소스에게 ‘실레노스’라는 스승이자 양부가 있었는데, 그는 술을 너무나 좋아해 늘 술에 취해있었다. 그 날도 ‘실레노스’는 술에 취해 잠이 들었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던 미다스는 술에 취해 잠들어 있는 실레노스를 마음먹고 극진하게 대접하며 보살핀다. 이를 알게 된 디오니소스가 자신의 스승이자 양부를 극진하게 대접하며 보살펴준 대가로 미다스의 소원을 들어주니, 그게 바로 뭐든지 황금으로 변하게 만드는 황금 손, 미다스의 손이다.
“황금이 되어라, 황금이!”
집도 침대도 가구도 나무도, 뭐든지 손으로 만지기만 하면 번쩍번쩍 빛나는 황금으로 변하니 이런 횡재가 또 어디 있으리. 얼씨구 좋고 절씨구 신이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잠깐,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 만지기만 하면 황금으로 변하니, 빵 한 조각도 마음대로 먹을 수 없고 마음대로 씻을 수도 없다. 옷도 신발도 마찬가지다. 만졌다 하면 딱딱한 황금으로 변하니 마음대로 입고 마음 편히 신을 수도 없다. 급기야는 딸을 덥석 안았다가 딸까지도 황금덩이로 만든 저주의 손이 되고 만다.
“좋다, 좋아!”
그러니, 번쩍번쩍 빛나는 황금이 되지 않아도 좋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손에 손만 잡아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자꾸만 두렵고 무섭고 불안해질 때도 마찬가지다. 무서워 벌벌 떨다가도 어느새 마음이 평온해진다. 손에 손만 잡아도 몸 건강과 마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감소시켜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며, ‘사랑 호르몬, 포옹 호르몬’ 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의 증가로 상대방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며 신체적 통증 까지도 완화 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손에 손만 잡아도 마음은 물론 몸까지 건강해진다는 말이다. 손 글씨 쓰기, 색칠하기, 손바느질, 뜨개질, 목공예, 악기연주와 같은 손놀림도 좋다. 정교한 손놀림은 지친 뇌에 활기를 불어넣어 뇌의 노화 속도를 늦춰주며 정서적 안정과 우울증,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이처럼 우리는 어떤 손을 잡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향기 나는 꽃길이 될 수 있고 진흙길이 될 수 있다. 비단길이 될 수 있고 자갈길이 될 수 있다. 썩고 문드러져 냄새나는 어둠의 삶이 될 수 있다.
벌써 또 12월,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마음까지 춥다.
도대체 관여되지 않은 곳이 어디 인지. 그들의 검은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그들의 끝없는 탐욕으로 얼룩진 세상, 부패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숨 쉬며 살아 갈 수 있는 건, 촛불 들고 맞잡은 우리들의 따뜻한 손이다. 횃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