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다 본 호남의 사찰…앵글에 담다 15년째 항공사진 찍어 온 김육복 작가 3-10일 금남로 갤러리 우영서 사진전 30년 사진인생 첫 개인전 작품 22점 선봬 깊은 산속 암자까지 사계절 모습 한 눈에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6년 12월 01일(목) 19:39

3-10일 갤러리 우영에서 사진전을 여는 김육복 작가.

광주·전남 유명 사찰들을 하늘에서 가장 많이 바라본 작가가 있다. 바로 김육복 사진작가다. 지난 15년 전부터 항공사진 촬영을 해 온 김 작가가 오는 3일부터 10일까지 광주 동구 금남로 갤러리 우영에서 첫 개인전을 갖는다. 전시 주제는 ‘천년의 숨결이 느껴지는 가람의 미학’으로, 김 작가의 작품 22점이 내걸린다. 지금이야 카메라가 달린 무인항공기 ‘드론(Drone)’을 이용해 누구나 쉽게 항공 촬영을 할 수 있지만 김 작가는 2001년부터 헬기를 타고 항공사진을 찍곤 했다. 작가는 현재 광주시청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작가는 고등학교 2학년 시절 형으로부터 받은 필름카메라 한 대로 사진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 30년 전부터 사진을 취미로만 찍어오다 1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광주 시가지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왔다.

옛 구동체육관 등 지금은 사라진 도심 속 면면을 작가는 사진으로 소장하고 있다.

특히 문화재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는 광주·전남에 있는 문화재를 집중적으로 찍기 시작했다. 국가의 보물이지만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쉬워서였다.

김육복 作 ‘미황사’

그러던 중 맞닥뜨린 것이 바로 사찰이다. 사찰은 탑, 불상, 석불 등 작가가 관심을 갖고 있는 문화재가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 사찰은 국가의 소중한 보물이지만 사실상 불교 신자가 아니면 곳곳을 들여다보기가 힘들다. 절의 허가를 맡지 않으면 출입금지인 공간도 많다.

이에 작가는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사찰 전체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로 결심했다. 항공사진이라고 해서 사찰의 지붕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산속 깊이 숨어있는 암자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공들여 사진을 찍었다.

작가의 이번 개인전에서는 미황사, 송광사, 선암사, 대흥사 등 아름다운 사찰로 이름난 곳들을 찍은 항공사진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움직이는 헬기 위에서 촬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습니다. 필름 카메라로 촬영을 시도했던 처음에는 많은 실패를 했죠. 빛, 바람, 고도 등에 의해 사진이 심하게 흔들렸어요. 구름과 빛 사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수년 동안 많은 실패를 거듭해 오면서 노하우를 쌓았죠.”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김 작가가 도전을 주저하지 않았던 것은 사진의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쉽게 스쳐지나갈 수 있는 것도 아름다운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 사라진 옛 모습도 후대에게 알려줄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반평생을 공무원으로 살아오면서도 사진에 대한 열정은 놓지 않았습니다. 광주시 사진대전 초대작가, 광주매일신문 사진대전 초대작가이자 광주시청 사진동우회 회장으로도 활동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사진을 찍으면 모든 근심이 사라지곤 합니다.”

김 작가는 아직까지도 쉬는 날만 되면 출사를 나간다. 휴가 기간도 오롯이 사진 찍는 데 투자한다. 공직생활을 마친 이후에도 계속해서 사진을 찍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퇴직 후에도 작업은 끊임없이 이어갈 것입니다. 한참 필름카메라로 석불, 석장승을 5년 동안 찍어왔는데 그 사진들을 테마로 개인전을 해 보고 싶습니다. 급변하는 사회 속 우리 것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어서죠.”

한편, 김 작가는 2010년 대통령 표창, 2012년 광주예술문화상 공로상, 2013년 제7회 광주시사진대전 추천작가상, 제17회 광주시미술대전 수상, 대한민국공무원 미술대전 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광주매일신문 사진대전 동우회회원전, 광주시청 사진동우회 그룹전 12회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는 광주 5·18기록관에서 관리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