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겁 인연으로 만난 우리…돌아보니 당신” 광주매일신문 주최 ‘정율스님 힐링 콘서트’ 대성황 2회 공연 매진 ‘구름 관중’ 5분 명상·20곡 노래 선물 합창단 180명 함께 무대 종교 불문 ‘뜨거운 호응’ '아베마리아' 화합의 장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6년 12월 04일(일) 18:21

광주매일신문이 지난 3일 광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개최한 ‘정율스님 힐링 콘서트’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사진은 광주전남 포교합창단과 108인의 부다스합창단의 마지막무대 모습. /김영근 기자 kyg@kjdaily.com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당신이 있습니다. 거기, 그 자리에.’

광주매일신문이 주최한 ‘정율스님 힐링 콘서트’가 광주시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돌아보니 당신’을 주제로 한 이날 공연은 지난 3일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오후 3시·7시 두 차례 개최됐다. 대극장 전체 3천400여석(2회 공연)이 매진됐고 많은 관객이 공연 1시간 전부터 몰려 정율스님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불교계의 프리마돈나’라고 불리며 국내·외 여러 무대에 ‘음성 포교’를 전하고 있는 정율스님은 이날 공연의 전체 진행을 맡았다. 스님은 일상 속 보통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중간에 관객에게 노래 선물을 하기도 했다.

동환스님이 쇳송을 들려주며 무대의 막이 올랐다. 이날 공연의 히로인 정율스님이 등장하고 스님은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에게 3배를 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관객들은 스님과 함께 ‘5분 명상’을 하며 본격적으로 ‘힐링 콘서트’의 문을 열었다. 관객들은 잠시 두 눈을 감고 편안히 숨을 내쉬며 스님의 안내에 따라 명상을 했다. 가슴 속 가장 큰 걱정거리를 덜어내고 자신을 사랑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정율스님은 마하가섭중창단(테너 박현·이대형, 바리톤 이용우·문제철·최교성)과 함께 2천560년 전 인도 여행을 떠나는 노래 ‘띠 사라나(삼보께 귀의하는 노래)’를 들려줬다. 이 곡은 정율스님이 직접 작곡한 곡으로, 인도 빨리어로 작사를 한 노래다.

정율스님은 “하루에도 5만가지 생각이 넘나드는 고통의 바다 속에서 우리는 만났다”며 “전생에 1천겁의 인연이 쌓여야 한 나라에서 태어나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인연’에 어울리는 노래, 덕신스님이 작사한 ‘좋은인연’과 가수 노사연의 ‘만남’을 108인의 부다스합창단과 함께 들려줬다. 108인의 부다스합창단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불자합창단으로, 정율스님이 지휘를 맡고 있다.

‘인연’에 대해 생각해봤다면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자리도 마련됐다. 스님은 마음에 쌓인 번뇌와 집착을 털어내는 노래 ‘천의 손 천의 눈’, ‘얼마나 닦아야 거울 마음 닦을까’를 관객에게 선사했다. 이어 ‘내 가족’에 대해 바치는 간절한 기도의 노래 ‘이루어지이다’,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를 들려줬다.

그런가 하면, 모든 이들이 갖고 있는 슬픈 이름 ‘어머니’에 대해 떠올리는 시간도 가졌다. 스님은 ‘한 쪽 눈이 없는 어머니’와 그 어머니를 창피하게 여기는 ‘어리석은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객석은 금세 눈물바다로 변했다. 스님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야 뉘우치는 아들의 참회를 담아 ‘구름 걷힌 달처럼’, ‘서리꽃의 염원’을, 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무상함을 느끼는 노래 ‘무상’, ‘해탈’을 이어 선보였다.

전통 불교 ‘영산재’의 매력에 빠져 보는 시간도 열렸다. ‘영산재’는 사람이 죽은 지 49일 만에 치르는 49재 중 하나로 불교의 전통 의식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날 무대에서는 동환스님이 전통 영산재를 ‘회심곡’에 축약해서 보여줬다.

특히, 이날 정율스님은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를 부르며 객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불교 신자들만이 아닌 전 종교가 하나되는 화합의 장을 연 것이다.

무대의 대미는 광주·전남 불교신자들이 모여 만든 ‘광주연합합창단’, ‘108인의 부다스합창단’ 등 180여명이 장식했다. 이들은 ‘꽃 피울 때까지’, ‘희망의 나라로’를 관객에게 들려주며 무대를 마무리했다.

정율스님은 “아무리 힘들어도 언젠가 우리는 꼭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며 “지혜로운 마음과 감사하는 인연으로 행복을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