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CC가 나아가야 할 길 정겨울 문화부 기자 |
| 2016년 12월 22일(목) 19: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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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예술극장에서 열린 ‘나윤선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그랬다. 공연이 끝난 후 ACC가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양손에 가득 들고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라스트 크리스마스’, ‘렛 잇 스노우’, ‘화이트 크리스마스’ 등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캐럴부터 ‘한 음 한 음’ 목소리로 정확하게 짚으며 ‘스캣’ 등 온갖 기교를 부리는 정통 재즈까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재즈 디바 ‘나윤선’이란 이름도 생소한 필자에게 ‘진짜 재즈’가 무엇인지 100분 동안 제대로 느끼게 해 줬다. 또한 ‘재즈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공연’임을 깨닫게 해준 날이었다.
이쯤에서 ‘쉽다’란 단어에 주목해야 한다. 나윤선 콘서트를 보지 않은 사람은 ‘ACC 공연이 쉽다고?’라며 반문할 수도 있겠다. 사실만 말하자면 그날의 공연은 쉬웠다. 예술극장의 이전 콘텐츠들처럼 연주자나 무용수의 행동이나 의미를 찾기 위해 고민하거나, 공연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녔는지 골똘히 몰입하지 않아도 됐다.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좋은 음악과 분위기를 듣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음악가·예술인은 물론, 일반 시민, 가족 단위 관객까지 모두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공연 전부터 극장 인근과 로비에는 사람들로 붐볐고, 예술극장 옆 주차장A는 ‘만차’가 될 정도였다. 사람들 말과 웃음소리로 가득 찬 극장, 이전까지만 해도 예술극장에서 좀체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실제로 예술극장은 개관 이후 이해하기 어려운 콘텐츠들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로 인해 예술극장엔 광주시민의 관심과 발길이 자연스레 끊겼다. 하지만 개관 1주년을 기점으로 점점 대중과 소통하고 함께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나윤선의 크리스마스 콘서트’는 단순히 연말 공연을 넘어 ACC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었다. 첫 돌을 넘긴 ACC는 앞으로 순수예술 공연과 대중적 공연의 균형을 적절히 맞춰야 한다. ACC가 광주시민의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자리잡아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