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민 울리는 연말 ‘널뛰기 물가’ 오승지 경제부 기자 |
| 2016년 12월 25일(일) 18:52 |
|
최근 한 음식점에서 식당업주의 한탄을 들었다. 연말이지만 손님은 오히려 줄어든데다 식재료 값도 올라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말이다. 그동안 인심 좋게 내놓았던 계란찜도 이제는 값을 지불해야 먹을 수 있으며, 저녁에는 비어있는 테이블이 상당수라고 한다.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의 발생과 청탁금지법, 최순실 사태 등 일련의 상황은 내수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대표 서민 음식인 계란과 라면, 빵 값까지 인상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특히 계란값이 특란 한판(30알)당 소매가격이 6천781원으로 가장 높은 값을 경신하며 서민들의 식탁에 비상이 걸렸다. 대형마트들은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으며, 판매를 ‘1인 1판’으로 제한하면서 일반 시민 및 소규모 제빵 및 식당 업주들의 어려움이 커졌다. 한때는 가장 안전하고 완전한 식재료였던 계란이 이제는 가장 어렵고, 부담되는 재료가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 식품기업들이 물가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서민가계의 근심은 더 쌓여가고 있다. 농심의 인기 라면, 파리바게뜨의 제빵 품목,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주요 맥주제품, 그리고 소주까지 출고가가 평균 6%씩 올랐다. 담합이라도 한 듯 혼란스러운 시국을 틈 탄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계란 값의 폭등으로 인한 식품업계의 연쇄 파장이라고 하기에는 그 정도가 지나친 면이 있어 보인다. 아무튼 앞으로 서민들은 식재료 선택에 더욱 고민하며 허리띠를 졸라 매고, 1인당 1만원이 ‘훌쩍 넘는’ 외식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 식문화에 여러 변화를 가져올 듯 싶다.
경제적으로 나날이 어려워지는 시기, 서민들이 온 몸으로 버텨내야 하는 삶의 무게는 가중되고 있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자조 섞인 표현이 오늘 따라 더 현실적으로 와 닿는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최소한 먹고사는 일에서는 걱정이 조금은 덜어지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