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해돋이 행사 취소 부른 ‘뒷북행정’ 김혜수 지역특집부 기자

2016년 12월 29일(목) 19:29

정유년(丁酉年)의 시작을 앞두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 해를 마무리 하고 새해를 맞이하며 소망을 기원하기 위해 해돋이 명소를 찾는다. 특히 광주·전남지역에는 손꼽히는 해돋이 명소가 많아 사람들이 북적이곤 한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각 지자체들이 매년 준비하던 해돋이 행사를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특히 AI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면서 위기경보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취소하는 지자체들이 늘어났다.

나주시도 올해 ‘정수루 북 두드림 제야 행사’와 ‘금성산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국내 최대 오리 집산지인 나주에선 올 겨울 들어 발생한 AI 8건이 모두 ‘H5N6형 고병원성 AI’로 확진 판정됐다. 현재까지 오리 19만3천823마리와 닭 39만369마리 등 총 58만4천192마리를 살처분한 때문이다.

이밖에 장흥, 완도, 영광, 고흥, 해남군 등도 행사를 계획했다가 끝내 취소를 결정했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의 다짐을 다잡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혹시 모를 AI 확산을 막기 위한 선택인 것이다.

해돋이 축제가 취소되면서 이른바 반짝특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최소한의 기대까지도 사라지고 있다.

이때 떠오르는 속담이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이다. 이 속담은 ‘뒷북행정’을 펼치는 지자체들의 정책에 빗대는 경우가 더러있다.

지자체들은 이미 AI가 발생한 후 방역 활동을 위해 나서는 모양새다.

AI는 지난 2003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2년 주기로 발생하다 2014년 이후에는 매년 발생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방역대책의 실패다.

이에 따른 해돋이 행사 취소에 대한 아쉬움을 남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결국 해돋이 행사의 피해자는 모두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AI 방역에 나서야 한다. 지자체만이 아니라 중앙부처에서 함께 나서 전문가와 함께 AI를 종식시키기 위해 미리 나서야 한다.

다음해에는 모두가 해돋이를 바라보며 새로운 소망을 기원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