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진출 기대되는 걸프만 ‘자유무역지대’ [신 해양실크로드] 해양실크로드의 거점, 키쉬 (1)

2017년 01월 03일(화) 19:11

페르시아 만의 옛 해양실크로드 항구들.

휴가철 여행지를 선정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현대적인 재미와 신비함, 그리고 고대 역사까지 엿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유럽 부호들이 전세기를 타고 날아와 파티를 즐기는 곳, 이란의 키쉬 섬으로 휴가를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름다운 관광 휴양지 키쉬는 이란 내의 ‘자유가 보장되는 해방구’이자, ‘면세·무비자의 자유무역지역’ 구역이다.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기대되고 있는 페르시아 만의 국제무역항이다. 키쉬는 옛 해양실크로드의 거점 중의 하나였다. 곳곳에 그 흔적이 역사적 유물로 남아 있기도 하다. 현대적인 매력뿐만 아니라, 역사의 깊음까지 더해져 있다. 이란의 개방과 함께 더욱 다양한 볼거리로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문병채 (주) 국토정보기술단

▶ 면세·무비자의 ‘이란의 두바이’

‘반다르 압바스’를 출발해 ‘키쉬 섬’으로 들어갔다. 섬에 도착하니 찌는 듯한 더위…. 이란 유일의 ‘노비자’ 지역이어서 그런지 세계 각국 사람들로 넘쳤다. 세계적인 휴양지답게, 돈도 이란 화폐보다는 아랍 ‘디람(Dirham)’이 더 통용됐다. 호텔 입구를 고대 페르시아제국의 수도 페르세폴리스를 본뜬 ‘다리우시 호텔’에서 묵었다. 5성 호텔로 비교적 깔끔한 시설을 갖고 있다.

‘키쉬(Kish)’은 페르시아 만에 위치한 이란의 섬이다. 면적 91.5㎢, 인구 2만2천650명이다. 제주도의 ¼크기다. 정확히 ‘완도’만한 크기다. 이란 대륙에서 19㎞, 두바이에서 200㎞ 정도 떨어져 있다. 이란 육지가 손을 뻗으면 잡힐 것만 같다. 항공기로 테헤란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두바이에서 키쉬까지는 항공기로 30분, 배로는 2시간 정도 걸린다. 두바이-키쉬 왕복 쾌속선도 수시로 다닌다.

단장아름다운 관광 휴양지 ‘키쉬 섬’

경제특구이며 국제공항이 들어서 있다. 이란 유일의 ‘자유무역지대’다. ‘이란의 두바이’를 꿈꾸는 섬이다. ‘면세·무비자 지역’이어서 두바이나 홍콩처럼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곳이다. 이란 최대의 ‘해외물류·배송 허브’로 육성된 곳이다. 최근 서방 경제제재 해제에 힘입어, 이란의 대(對)서방 창구로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곳이다.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가장 기대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벌써 발 빠른 한국기업들의 진출기지가 되고 있다. 국내 해수담수화 우수 기술기업들이 활발히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동통신 업체들도 앞다퉈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중동의 아름다운 관광 휴양지 ‘각광’

연간 15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중동에서 이집트와 두바이에 이어 세 번째로 관광객이 많은 곳이란다.

섬은 아름다운 열대 산호섬이다. 육지도 오래된 풍화작용과 해안바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거기다가 원색의 화려한 꽃들이 만발하고 사막 특유의 식생이 자라 ‘색다른 이국적 아름다움’을 보인다.

키쉬의 랜드마크 ‘그릭쉽 공원’

그러나 날씨가 너무 덥고 따가워서 수영하기가 겁나 들어가지 못했다. 그래서 관광은 겨울철이 적기란다.

이 섬은 이란인들의 사랑을 받는 ‘최대의 명소’다. 아니 두바이에 이어 중동의 이름난 관광과 휴양지다.

호화로운 리조트도 있고, 면세 쇼핑센터는 물론이고, 카지노까지 갖춰져 있다. 거리는 면세점과 호화로운 호텔로 넘쳐나고 있다. 갖가지 휴양시설에 도박장까지 갖춰져 있다. 골프리조트도 있어 호화 관광도 즐길 수 있다. 해안가에 큰 관광단지가 개발되고 있어 물어보니, 7성급 호텔을 건립 중이란다. 두바이에 자극을 받아 건립하고 있다고 한다.

다이빙과 스킨스쿠버 천국이다. 맑디맑은 산호바다 수영은 환상적이다. 스킨스쿠버 업체도 많다. 다양한 열대어들 천국이다. 여름밤에는 고온 때문에 바다 수영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다만 남녀가 같이 수영을 할 수 없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엔트족’ 모델 나무.

수많은 종류의 열대어와 거북이 등을 볼 수 있다. 잠수하다가 거북이 등을 두드려도 도망가지 않는다. 물고기들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키쉬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거북이 보호구역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어디서든 거북이를 볼 수 있다. 종류도 다양하다. 바다 속은 물고기가 많아 어디서든 낚시가 가능하다. 회를 팔기도 하고 구워 먹을 수도 있다. 고기 맛도 아주 좋다.

▶자유가 보장되는 ‘해방구’

섬은 이란의 하와이란 말이 실감났다. 본토에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을 이 섬에서는 볼 수 있었다. 여자가 자전거 타는 것을 최초로 허락한 곳도 이 섬이라고 했다. 남녀가 섞여 음악을 즐기고,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스카프를 벗어 어깨에 걸치고 다니며, 제트스키를 타고, 젊은 남녀가 해변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짧은 바지에 팔을 드러내고 자전거를 타는 여성, 비키니 차림으로 수영하는 여자도 보인다. 나이트클럽에서는 음악이 흐른다. 라이브 뮤직이 이 섬의 또 하나의 매력이란다. 사람들은 자유와 종교적 규제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곳은 이란 내의 ‘해방구’였다. 자유가 보장되는 곳이었다. 자본주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경치가 아름다워서 그런지, 수많은 영화 촬영장으로도 유명하다. 대표적인 영화가 ‘내가 여자가 된 날’, ‘비밀투표’ 등이다.

영화 ‘내가 여자가 된 날’에서는 키쉬 섬의 해안가를 따라 자전거 도로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검은색 차르를 쓴 여자들이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를 타고 계속 달린다. 나름대로 감독은 의미를 두려고 한 것 같은데…. 내 눈엔 그 옆의 바다만 보였다. 맑고 푸른 바다와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막이 일품이다. 섬을 배경으로 한 꿈같은 풍경이다. 너무 낭만적이고 멋있어 누구나 가보고 싶은 광경이다. ‘비밀투표’ 또한 섬의 아름다운 배경을 설정하고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엔트족 나무’

이 섬에는 ‘풀 나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괴기스러운 나무’가 자란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엔트족의 모델이 된 ‘걸어 다닌다는 전설을 가진 나무’다. ‘반지의 제왕’에서 엔트족(Ents)은 ‘동물인지 식물인지 알 수 없는’ 죽은 듯 살아가는 종족으로 나온다. 일종의 도깨비 나무다. 깊이 뿌리를 내려 거센 홍수를 버텨내는 나무족이면서, 우람하면서도 육중한 몸을 뒤뚱뒤뚱 흔들며 걷는다.

영화에서 만큼은 아니지만, 최근 나무가 아주 조금씩 움직인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생존을 위해서다. 미국 연방산림청에 따르면 로키산맥의 일부 나무는 지난 100년 새 62마일이나 터를 옮겨 잡았다고 한다. 도무지 믿기지 않지만, 공신력 있는 미국 정부기관의 발표여서 꽤나 충격적이다.

이 나무는 악에 맞서 싸운다. 엔트족이 인간에 등을 돌리면 재앙이 온다는데…, 숲은 온실가스를 흡수해 지구 온난화를 막아 준다고 볼 때, 이쯤 되면 ‘반지의 제왕’이 결코 허무맹랑한 판타지는 아닌 것 같다.

이 나무를 실제로 보면 징그럽다. 이슬람이 들어오기 전까지, 주민들의 ‘숭배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방치된 채 양들의 보금자리로 변해 있다. 꼭 볼만한 나무다.

▶키쉬의 랜드마크 ‘그릭쉽 공원’

‘그릭쉽 공원’(Greek Ship park)은 섬의 항구에 위치해 있다. 바다 가운데 좌초된 배 한 척이 떠 있다. 저녁 석양에 보이는 경관이 일품이라 키쉬를 소개하는 책자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배다. 그리스의 증기화물선인데, 1966년에 이곳에 좌초돼 지금껏 떠 있다고 한다. 지금은 관광명물로 자리 잡고 있다. 섬의 명소가 됐다. 최근 배 주변을 공원으로 조성해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석양에 보는 경관이 이름답다. 인근에서는 밤낚시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학꽁치가 많이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