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X 물살 탄 1913송정역시장 유대용 사회부 기자 |
| 2017년 01월 10일(화) 19:24 |
|
2015년 4월 호남선KTX 개통 및 새 청사를 기점으로 광주송정역은 말 그대로 ‘급변’했다.
유동인구 급증은 물론 인근에 카페, 음식점 등이 곳곳에 개업했다. 이 같은 활기의 중심엔 1913송정역시장이 있다.
주변 변화에 맞춰 새롭게 단장한 1913송정역시장은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이곳 시장의 규모는 과거와 큰 차이가 없다. 도보로 2-3분이면 지날 수 있을 만큼 시장을 형성하는 골목은 짧다.
하지만 생선 비린내가 나고 지저분했던 골목이 눈과 코를 자극하는 볼만한(?) 거리로 탈바꿈하면서 빠르게 재촉하기만 했던 걸음에 여유가 생겼다. 물리적으로 상권을 형성하는 구간은 차이가 없지만 이곳저곳 둘러보게 되면서 머무는 시간도 길어졌다. 퇴근길 이곳을 지나는 맛이 쏠쏠하다. 열차 시간표를 알려주는 전광판과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도 인상 깊다. 시장이 개편되면서 차량 진입을 차단한 점도 공간 확보에 도움이 됐다.
더욱이 인기를 끌면서 점포 늘리기에 혈안이 될 법도한데 신규 점포는 맨 안쪽 골목부터 하나둘씩 천천히 늘고 있다. 1913송정역시장의 ‘여유’는 다른 전통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장점이다.
지난해 11월18일 정식 개장일에 맞춰 남광주밤기차야시장을 찾았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입구에서부터 인파가 몰렸고 일부 구간은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성황리에 운영됐다. 다양한 먹거리는 정말 좋았으나 이후 재방문하지는 않았다. 좁은 공간에 콘텐츠와 인파를 욱여 넣은 듯한 인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서서 음식을 먹기 조차 힘든 만큼 부족한 공간은 음식의 맛도 반감시켰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달 남광주밤기차야시장의 방문객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방문객이 줄어든 이유가 추위라고 하는데 한파가 1913송정역시장만 피했을 리는 없지 않는가. 올 한해 전통시장 사업에 나서는 지자체가 있다면 우후죽순 외연 확장에 앞서 두 시장의 차이를 잘 살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