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박하고 담백한 심성, 오방색으로 담아낸 일상” 광매 갤러리 <1> ‘화폭에 담은 남도 정서’ 서양화가 박주하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
| 2017년 01월 15일(일) 1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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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과 함께 포근한 땅 위에 서릿발이 내려앉은 지난 12일 오전, 서양화가 박주하(66) 작가를 장성 삼계면 생촌리 작업실에서 만났다.
온통 산과 나무로 둘러싸인 박 작가의 작업실은 그야말로 자연 속에 파묻힌 공간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집 지키는 개가 한 차례 짖으면 세상이 울리고, 인근엔 냉갈이 몽글몽글 피어올라, 잠시 잊고 지냈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렇듯 박 작가가 자연 속에 산지 어느덧 7년이 지났다. 작가는 그림에 대한 더 깊은 성찰을 위해 7년 전 장성에 들어와 작업실을 꾸리고 지낸다.
“자연 속에 살다 보니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나뭇잎의 색깔 변화, 계절마다 변하는 나뭇가지들의 형태, 들판, 구름 등 자연 속의 수많은 색깔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빨강, 노랑, 초록 등 자연을 이루는 색이 단 하나의 색이 아니란 것을 자연에서 배웠습니다. 수만개의 서로 다른 색의 점이 모여 하나의 색깔로 보이는 것이구나 느끼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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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소품이든 대작이든, 끊임없이 물감을 점으로 덧칠하고 화면에 짓이기는 기법을 사용하면서, 지우기를 반복해 두텁게 쌓는다. 그렇게 차례로 얹은 작품의 두터운 질감은 투박한 남도 정서를 투영하고 있다. 또한 작품에 기하학적으로 분할된 화려한 변화는 내면의 현실과 초현실이 교차하는 이원의 세계를 연상시키며 무한한 상상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우뚝 선 나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이들, 줄줄이 늘어져 있는 언덕, 시골의 정취를 품은 고향집 등 소재도 단순화돼 있다. 그림의 대상을 꼼꼼하게 재현하거나 묘사하지도 않는다. 인간 삶의 뿌리는 곧 자연이고 현대인의 위안과 휴식의 장소 또한 자연이라는 본질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군더더기 없는 그의 그림을 뒤덮는 색채는 오방색이다. 동양의 전통 철학에 기반을 둔 오방색을 사용해 서양화이면서 지극히 한국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동화적이며, 맑고 순수하다.
김선기 시인은 “박주하의 작품 안에는 우리 민족의 한이 서려 있고 남도의 정서로 덧칠된 토속적인 미학이 화면 가득 넘친다”며 “우리네 어머니의 골 깊은 주름에선 유년시절의 정겨운 이야기와 아가페 사랑이, 또는 절망과 희망의 메시지가 교차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작가는 오는 31일까지 전남대병원 1동 CNUH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전시회에는 산과 꽃, 나무 등 자연을 소재로 어릴 적 고향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을 담아낸 작품 28점(병원 로비에 24점·노대동 빛고을전남대병원 4점)이 내걸린다.
“전남대병원에서 열리는 전시는 ‘치유’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병원 갤러리를 드나드는 사람 누구든 마음의 위안을 얻고, 본인과 가족의 인생에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관람객 모두가 살아가는 힘과 힐링을 얻어가길 바랍니다.”
한편, 진도에서 태어난 박주하 작가는 전남대 예술대학 미술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남도 미술대전 특선, 목우회 공모전 특선, 국전 입선,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등 10여회의 수상 경력이 있다. 140여회의 단체전과 수십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현재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전남도 미술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광주시 미술대전 초대작가·운영위원·심사위원·한국미술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