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부고발자를 위하여 정준호 |
| 2017년 01월 15일(일) 19: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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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최근 들려오는 기사에서는 노승일 증인에 대한 소속회사로부터의 징계절차가 개시되었다는 소식과 국회 증언·감정법에 증인에 대한 보호규정이 있지만 선언적 내용일 뿐이어서 노승일 증인에 대한 실효적인 보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소식이 함께 들려올 뿐이다.
기억을 잠시 거슬러 올라가 보니 1990년대에 감사원 소속 이문옥 감사관의 내부고발이 이루어지자 검찰에서는 이문옥 감사관을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로 구속한 사건이 기억났다. 뉴스를 검색해보니 당시 이문옥 감사관은 복직하기까지 무려 6년간의 법정투쟁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되었다.
위와 같은 기사들을 보면서 과연 우리들의 일시적인 관심이외에 증인의 용기있는 증언에 대한 후속보호조치라는 것이 존재한 적이 있었느냐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시간을 내어서 증인보호절차 등에 관한 법령을 잠깐 확인해보니,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는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그 지위 또는 권한을 남용하거나 법령을 위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 공공기관의 예산 사용, 공공기관 재산의 취득·관리·처분 또는 공공기관을 당사자로 하는 계약의 체결 및 그 이행에 있어서 법령에 위반하여 공공기관에 대하여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행위를 부패행위로 규정하고, 이러한 부패행위나 그 은폐를 강요, 권고, 제의, 유인하는 행위까지 신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2011년도부터 시행되고 있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에서는 공직자의 신고 의무도 명시하고 있었다. 신고자에 대해 비밀 보장, 신변 보호, 신분 보장, 책임 감면, 비밀준수 면책 등과 같은 보호와 함께 보상도 이루어지도록 규정마저 충실히 준비되어 있었다. 이문옥 감사관 사건 이후 어느 정도의 보호규정의 마련과 제도적인 정비는 이루어진 셈이다.
그러나 실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년간의 국정농단 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공직자의 신고행위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결과 평범한 일상을 지내온 근로자에게 중요한 폭로를 요청하는 상황이 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조사위원들은 당당하게 노승일에게 처벌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가 소중한 내부고발을 받아들일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뉴스에서는 계룡대 군납 비리를 폭로한 것으로 유명한 김영수 전 해군 소령과 입시부정을 폭로한 전경원 전 하나고 교사 등이 주도하여 소속 기관의 부정·비리를 폭로한 내부고발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내부고발자 보호 재단의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마저 들려온다.
이번 기회에 내부고발자 보호프로그램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진행되길 바라며, 보다 실질적이고 실효적 있는 보상책이 마련되길 바란다.
우선 제도적으로 국회의 증언·감정에 대한 법률(국회 증감법) 제9조의 3항에 “국회에서 증인·감정인·참고인으로 조사받은 자는 이 법에서 정한 처벌을 받는 외에 그 증언·감정·진술로 인하여 어떠한 불이익한 처분도 받지 아니한다”고 돼 있지만 이를 어길 경우에 대한 제재규정이 없는바, 실효적인 제재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공익제보자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책으로는, 최근 강준만 교수는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재벌 총수들이 미르·케이(K)스포츠 재단에 낸 774억원으로 ‘공익제보자 보호기금’을 만들자는 제안을 한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장두노미(藏頭露尾)’라는 사자성어처럼 머리는 감추어도 꼬리는 드러나니 거짓은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책임자와 그 부역자를 실질적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결국 내부고발자의 공익제보만큼 실효적인 단서는 없음을 명심하자.
고발과 제보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보호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