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 대담]장휘국 광주시교육감 “학생·학부모·교직원 모두 행복한 교육환경 조성”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비율 높여 누리과정 문제 해결을 국정교과서도 사실상 탄핵…연구학교 지정 철회해야 방과후학교·야간자율학습 완전선택제 현장 정착 기대 혁신학교 확대 등 상생·협력 교실 만들기 최선다할 것

2017년 01월 16일(월) 20:00

프로필 ▲충북 단양 출생 ▲전교조 광주지부장 ▲광주시교육위원회 교육위원 ▲광주전남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새교육공동체광주시민모임 공동대표 ▲(사)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공동의장 ▲(사)광주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사 ▲광주학생인권조례제정추진위원회 위원대표

광주시교육청은 ‘질문이 있는 교실’ 구현을 통해 중단 없는 혁신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투명하고 청렴한 교직사회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또 민주·인권·평화 도시 역사와 전통에 맞는 광주다운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교사가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왔다. 특히 무상 의무급식과 교육비 지원을 늘려 보편적 교육복지를 완성하는 한편 진로진학 직업교육 활성화, 안전한 학교 실현, 참여와 소통의 교육문화 실현, 유아·특수교육 강화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지난해 12월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직무수행 지지도 조사에서 1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한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질문이 있는 교실 구현과 다양한 꿈·끼를 키우는 행복한 학교 조성에 매진하고 있는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으로부터 올 한해 광주교육의 방향을 들어본다.

대담=박은성 사회부장

▲지난 한해 광주교육, 어떻게 평가하는지.

-지난 한해 성과가 많았다고 자평한다. 특히 전국적인 문제였던 누리과정 예산이 해결의 작은 실마리라도 찾아서 다행이고, 국정 역사교과서도 사실상 폐기 수준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또 ‘질문이 있는 교실’을 위해 교사들이 자발적 모임인 ‘수업나눔운동’을 추진해 108개 동아리, 1천여명이 함께 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고, 협력하는 살아있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많은 교사들이 참여해 함께 성장하는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게다가 교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 6천200여개 희망교실은 학교생활을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 위기학생 관리 및 사안처리 지원을 위한 신속대응팀 ‘부르미’를 운영해 학교폭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밖에 교육부가 실시한 ‘학교급식 만족도조사’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누리과정 관련 법안과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어떻게 평가하는지.

-지난해 통과된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안’ 등의 관련 법안과 예산안의 핵심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일반회계 전입금을 세입으로 하는 3년 한시 특별회계를 설치한 것이다. 누리과정 전체 비율의 78%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감당하고, 나머지 22%인 8천600억원은 일반회계 전입을 통해서 정부가 재원을 마련한다. 전국의 교육감들과 교육주체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핵심 문제를 외면한 채, 당장의 갈등만 덮는 임시방편에 그쳐 매우 안타깝다. 특히 유아교육과 보육이 통합돼 있지 않은 현행 법률 체계에서, 재원만 통합한 것은 갈등의 해법이 될 수 없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본본 박은성 사회부장과 올 한해 광주교육의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올해 광주교육청의 경우 어린이집과 유치원 각각 6개월과 4개월분만 책정돼 있다. 부족 예산은 어떻게 충당할 생각이고, 누리과정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8천600억원 국고 중에서 광주로 오는 정부 지원액은 276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나머지 382억원은 자체 재원으로 충당해야 할 실정이다. 부족 예산 382억원은 전년도 이월금, 내부유보금, 시설비 집행 잔액, 기존 사업비 조정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에 추경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총 예산 규모가 4조에 이르는 누리과정 예산을 감안할 때, 8천600억원 국고 지원만으로 현행 지방교육재정의 위기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사회적 요구를 담아내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지방교육재정이 파탄 나고, 교육의 질이 추락했다. 학교 신·증축은 고사하고 ‘찜통교실’ 해소, 노후 화장실 개선 등 교육환경개선 비용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누리과정 문제의 심각성으로 볼 때 별도의 정부 대책이 꼭 필요하다. 근본적으로는 지방교육재정이 늘어나야 한다. 현재 20.27%로 묶여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하는 것만이 누리과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이다.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을 1년 유예하고, 검인정 혼용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 입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교육부의 입장은 국정교과서 강행을 의미한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박근혜표 대표정책인 국정교과서도 사실상 탄핵됐다. 교육부의 이번 결정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을 자인한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교육부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1년 유예와 검인정 혼용을 결정한 것은 스스로의 안위만 생각한 무책임한 처사다. 당장 올해부터 국정교과서를 희망한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하고, 2018년부터 국정 역사교과서를 도입해 검·인정과 혼용하는 것은 사회적 논란을 부추길 뿐이다. 교육부는 당장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기해야 한다.

▲교육부는 연구학교 지정에 협조하지 않는 시·도교육청에 대해 관계 법령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광주교육청은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의 발판을 만들어주는 교육부의 연구학교 지정에 협조하거나 그에 따른 대행업무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연구학교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교육부가 연구학교 지정을 요청할 경우 교육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요청에 응하게 돼 있다. 그러나 국정 역사교과서는 국민의 생각과 의견은 철저히 무시한 채 반헌법적, 비민주적, 반역사적, 반교육적으로 밀실에서 추진됐기 때문에 연구학교 지정을 거부할 ‘특별한 사유’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법령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을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협박에 불과하다. 학교 현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교육부는 수준 이하의 국정교과서를 가르치는 연구학교 지정 계획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질문이 있는 교실을 위해 교사들이 ‘수업나눔운동’을 펼치고 있다. 질문이 있는 교실 구현을 위해 올해는 어떤 활동을 펼치는지.

-질문은 모든 공부의 기초다. 과거에는 선생님들이 수업을 할 때 가르치는 중심이었는데 학생들이 적극 참여하는 배움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질문이 있는 교실’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이 질문하고 토론하고 협력하는 수업으로 바꿔 살아있는 교실을 만들려는 것이다. 올해도 ‘수업나눔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교사 1천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상호작용이 활발한 살아있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운영했던 ‘수업나눔동아리’를 올해 108개에서 최소한 전체 학교에 하나씩 운영할 생각이다.

▲학생 10명 중 7명 이상이 수시 모집을 통해 대학에 가고 있다. 높아진 수시 비중에 맞춰 광주교육청은 올해 어떤 정책들을 펼칠 계획인지.

-2018학년도 대학 수시 비중이 73.7%까지 확대된다. 여전히 정시중심 체제로 운영되는 학교 교육은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교과 성적을 비롯해 학교생활 전반을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커지고 수능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변화하는 대입 제도에 맞춰 올해도 주요 대학의 전문가와 입학사정관 등을 초청한 대규모 진로진학박람회를 열 계획이다. 또 자기소개서 작성 컨설팅, 논·구술 및 심층 면접 캠프, 대학 전공 체험, 선배와의 멘토링, 대입 전형 간소화 대비를 위한 교사·학생·학부모 대상 연수 및 설명회 등을 50여차례 이상 추진하고 맞춤형 진로진학 상담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일반고 진로진학 혁신방안의 핵심은 방과후학교와 야간자율학습 완전선택으로 전환됐다. 잘 안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광주교육청은 그동안 일반고 방과후학교와 야간자율학습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존중해 왔다. 그러나 일부 학교들의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학교 현장에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방과후학교는 학생선택에 의한 주제 중심의 수업으로 운영하고, 교과 및 진로 연계 프로그램을 도입해 학생 선택권을 넓히겠다. 특히 지난해까지는 패키지 방식으로 운영돼 학생들이 듣기 싫어하는 과목도 어쩔 수 없이 듣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교과별, 주제별, 프로그램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처음에는 정착하는데 조금 어려움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안착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과거의 사례를 보더라도 광주학생인권조례나 9시 등교도 처음 시행될 때는 걱정과 우려가 무척 많았지만 현재는 큰 문제없이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방과후학교와 야간자율학습 완전선택제도 잘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려는 취지로 시작한 혁신학교를 올해 54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혁신학교가 공교육 회복에 좀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가.

-상당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혁신학교에서는 가르치는 즐거움과 배우는 기쁨이 살아있기 때문에 “휴일에도 학교 가고 싶다”는 재학생들이 많다. 앞으로 혁신학교도 더 늘려 나가고, 혁신학교의 운영 성과들을 모든 학교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에 지난해 혁신학교 48개교를 운영했는데, 올해는 54개 학교로 늘려 운영할 방침이다. 임기 내에 광주지역 전체 학교의 20%, 그러니까 60여개의 혁신학교를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유치원이나 고등학교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일반고 2학년을 대상으로 직업교육을 하는 광주푸른꿈창작학교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실무중심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광주푸른꿈창작학교는 지난해 9월 개교했다. 일반고 2학년을 대상으로 대안직업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조리과, 제과제빵·바리스타과, 토탈뷰티과, 에너지융합설비과, 문화영상디자인과 등 5개 학과에 10학급 200명 규모다. 올해는 3월13일 개학할 예정이다. 1년 동안 광주푸른꿈창작학교 교육과정을 수료한 후, 학생들은 소속(원적)교 3학년으로 복귀하거나 직업교육 위탁과정을 선택할 수 있다.

▲끝으로 학부모들과 시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광주교육은 지난 몇 년 동안 학생중심의 교육혁신을 추진해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들었다. 올해도 차별이 아닌 상생, 경쟁이 아닌 협력의 교실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학부모님들과 선생님들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아이들을 믿고 참고 기다리고 격려하고 칭찬하는 말로 지도해 주시라는 것이다. 아이들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요구 때문에 조급하게 아이를 질책하기보다 지금 약간 부족해도 칭찬과 격려 속에서 믿고 기다리면 우리 아이들은 반드시 자기 몫을 하는 바른 사람으로 성장한다.

/정리=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사진=김영근 기자 kyg@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