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예비주자 릴레이 인터뷰] 안희정 충남지사 “촛불정신 뿌리는 호남…문화로 광주의 미래 열 것” 정리=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 |
| 2017년 01월 22일(일) 19: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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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는 22일 “지금 이 시작의 끝은 시대교체이며, 시대교체의 시작은 다가올 대통령 선거”라며 “입으로만 새로운 것을 말하지 않고 몸과 마음, 행동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것이 시대교체의 시작”이라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안 지사는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을 지켜온 30년 정당인으로서, 참여정부를 만든 주역으로서 신의의 정치를 해왔다. 민주당의 적자이다. 반드시 제가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라며 “제가 하겠다. 민주당의 승리를 가져오고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촛불 정신의 뿌리는 호남정신이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을 계승해 문화와 예술의 도시 광주의 역량을 높여 지역균형발전, 문화자치를 이룰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선의 해, 먼저 국민들과 광주전남 지역민들께 새해 인사를 해 달라.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이다. 급변하는 안보·외교 환경, 국내외 경제위기, 정치 리더십 공백 등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하나같이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문제들이다. 저는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받들어 지금의 도전을 새로운 시대로 나가는 계기로 삼겠다. 지난 7년 동안의 도정을 통해 충남 도민들의 신뢰를 받았다. 충분히 능력을 보여드렸다. 촛불 민심은 낡은 20세기를 끝내고, 시대와 세대를 교체하라고 명령을 하셨다. 이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올해 대선 정국이 친노·친문 대 비문 간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예컨대 최근 발생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의 ‘설전’이 그것이다. 계파 대리전이란 일부의 지적에 대한 입장은.
-상식과 원칙이 중요하다. 저는 정파성을 가지고 이 분들에 대해 비판한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와 정당정치의 원칙을 벗어난 언행에 대한 비판이다.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와 정당정치를 바로 세우는 대선이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정당정치는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의 요구는 시대를 교체하라는 것이다. 정당정치가 바로 서고, 사회 모든 부문에 민주주의 원칙이 투영돼야 한다. 대선 후보들이 정당정치와 민주주의 원칙을 거스른다면 이는 촛불 민심을 배반하는 것이다. 저는 이에 대해 지적하고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지, 특정인들에 대해 말꼬리 잡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개헌을 매개로 제3지대론 등의 논의가 활발하다. 동시에 야권 통합 또는 연대에 대한 목소리도 높은데….
-그렇게 판을 흔들면 안 된다. 국민의당이든 민주당이든 사실상 김대중과 노무현을 지지해왔던 같은 야당 지지자들의 당이다. 그 당을 이끌었던 분들이 총선 앞두고 분리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다시 대선을 앞두고 흔들고 있다. 그것은 실질적으로 다음 대선을 놓고 권력게임을 하자는 것이다. 한 번 권력을 잡자고 모인 지역주의에 불과하다. 이런 무책임한 정당정치 때문에 오늘의 이런 불행이 빚어진 것이다. 많은 정치권의 선배들께서 선거를 앞두고 제3지대다 뭐다 표현하면서 정계개편이나 정치적 이합집산을 반복하는 일은 정말 이제는 극복해야 될 구태정치다. 지금 야권통합을 이야기하면 감정을 상하게 할 우려가 높다. 분위기가 성숙될 때까지 열심히 자기의 꽃을 피워야 한다. 저는 기존 정당과 선거공학으로부터 벗어난 사람이다. 왜냐면 국민들이 그렇게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념과 정당 구조가 어디가 불리하고, 어디가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치공학적인 것이다. 어떻게 판을 뒤집어야 표를 얻는다고 하는 것은 주권자인 국민을 대상화하는 것이다. 국민모독이다.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개헌은 언제가 적당하다고 보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개헌을 논의하는 것은 정략적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한 두 달 만에 개헌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특별법을 만들어 개헌의 절차를 규정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통령이 되면 개헌에 관한 국민적 논의 기구를 구성할 것이다.
▲개헌과 관련해서 지방자치, 분권 강화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높다. 현직 단체장이기기도 한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개헌을 한다면 국민 주권과 자치 분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지방경찰제, 지방재정 자립도 상향 조정 등 여러 방안이 있을 수 있으나 우선 국가 운영 원리를 지방분권에 맞게 재정립해야 한다. 헌법 전문과 총강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를 천명하고 자치입법권 확대, 조세 결정권 강화 및 보충성의 원리 도입, 지방자치단체 종류의 기본 규율 명문화해야 한다. 국회에서 구성된 개헌특위를 중심으로 각계각층 참여해 논의돼야 한다. 주권자인 국민이 소외되지 않고, 주인이 되는 개헌 논의가 정답이다.
▲당내 경선 룰이 논의되고 있는데, 어떤 방식이어야 하나. 또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나.
-경선룰은 국민 상식의 눈높이에서 결정될 것이다. 국민이 그럴 만하다고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 후보자 모두 자신에게 유리하게 규칙을 바꾸자고 할 것이 아니라 사회 상식에 맞게 합리적인 규칙을 제안하면 된다. 이번 선거 경선 과정에서 서로를 비난하거나 미워하지 말자. 각자의 비전과 주장을 통해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으면 그만이다. 아름다운 경쟁, 미래의 발전을 위한 경쟁을 해보자. 저는 김대중과 노무현의 적통이다. 민주당의 역사와 가치를 지켜온 적장자이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당이 감옥을 가라면 가고, 공천을 배제해도 탈당하지 않았다. 노무현과 지역주의에 도전했다. 충남에서는 지역주의를 깼다. 저의 유불리에 따라 민주당 정부의 정책을 부정하지도 않았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역사에 참여했고 충성해온 민주당 당원이다. 한 사람의 진정성은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을 보면 알 수 있다.
▲야권의 본산인 호남에 다가설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촛불정신은 호남정신이다. 또한 김대중과 노무현 정신이다. 호남은 민주화의 상징, 민주당 정신이 이어져온 곳이다. 1980년 광주 금남로와 2016년 서울 광화문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던 국민의 목소리는 세월이 지났지만 하나의 목소리다. 호남정신을 지켜온 민주당 후보는 바로 안희정이다. 안희정의 삶을 규정한 것은 1980년 광주항쟁이다. 2008년 최고위원 선출당시 김대중과 노무현 정신을 지키자고 앞장섰던 것은 안희정이다. 김대중과 노무현을 잇는 장자도 안희정 뿐이다. 나의 정치인생을 관통하는 호남정신, 김대중 정신을 호남의 당원과 유권자도 인정해줄 것이다.
▲대선 공약을 빼놓을 수 없다. 광주와 전남을 위한 제1의 공약을 무엇으로 삼고 있는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특별법’을 통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광주에 자리잡고, 2023년까지 5조원 가량의 예산도 배정됐다. 그러나 보수정권 10년 동안 예산배정이 미뤄지는 등 광주의 문화 자치는 물론 민주·인권·평화의 가치가 부정돼 왔다. 특별법 취지에 따른 예산집행과 지원을 조속히 이뤄지게 하겠다. 문화수도 광주를 만들겠다. 광주가 국제적 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민주·인권·평화 가치를 중심으로 세계의 활동가와 예술가들이 광주에 모이는 국제포럼을 만들겠다. 경제에 ‘다보스포럼’이 있다면 문화에 ‘광주포럼’이 떠오르도록 하겠다. 또한 ‘민주주의 네트워크’ 국제기구를 만들어 본부를 ‘아시아문화전당’에 두도록 추진하겠다. 일찍이 김대중 대통령이 추진한 ‘아시아태평양민주지도자회의’의 유지를 이어받겠다. 문화의 서울 중심성을 탈피해 광주를 문화의 중심으로 만들겠다. 문화가 피어나 사람과 경제가 활성화되고, 경제 활성화로 문화가 꽃 피는 선순환이 만들어지는데 힘을 보태겠다. 문화가 지속가능한 광주의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확신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세도 만만찮다. 어떻게 평가하나.
-신의가 없는 사람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반기문 총장은 자신의 능력으로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국민의 열망이 뒷받침해서 된 것이다. 하지만 반 총장은 노 대통령 서거 이후 2년여 동안 조문도 하지 않았다. 신의 없는 사람이다. 특히 노 대통령은 반 총장에게 남북문제 진전을 위해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반 총장이 재임 기간 동안 남북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재임기간 하지 않았던 것을 대통령이 된다고 하겠나? 신의도 없고, 제 역할도 못한다.
▲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 중 특기할 만한 일을 들려준다면.
-한마디로 저를 위해 눈물을 흘려준 대통령이다. 2008년 1월 저의 책 ‘담금질’ 출간기념회를 위해 축하영상을 보내주셨다. 당시 노 대통령은 “안희정씨가 나 대신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다 했죠. 난 엄청난 빚을 진 것입니다. 신세를 갚아야 할 텐데.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데 내가 지금 별 도움이 안 되는 것이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라고 말했다. 나를 돕고 싶은데 별 도움이 안 되는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며 눈물을 보이셨다. 현직 대통령이 참모에게 그런 눈물의 영상을 보냈다는 것이 또 말이 나올 구실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당시에는 그 영상을 공개하지 못하게 했다. 대통령이 돌아가신 후에야 그분을 그리워하는 사람들 사이에 지금도 회자가 되는 추억의 영상이 됐다. 노 대통령은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자마자 캠프 참모들과 당직자들 간의 상견례에서 참모 한 명 한 명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친구들은 역사와 시대로부터 나한테 파견됐던 사람이지 내 비서가 아니다’라고.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고통을 우리 참모들에게 모두 내보이고 함께 이야기하는 사람이었다. 우리와 그는 신하와 주군의 관계가 아닌 동업자였다. 우리를 동업자이자 친구로서 신임하고 모든 권한을 줬으니, 눈 감고 손잡고 쫓아갈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재차 강조하고 싶은 말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민주주의를 확고한 토대 위에 올려놓겠다. 이제까지 대한민국은 대통령이라고 쓰고 임금님이라고 부르는 나라였다. 아직 민주주의는 다 안 되고 있다. 국민이 주인되는 민주주의 국가체제를 확립하는 일이다. 이것이 제가 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역할이고 출마를 하는 이유다. 저는 이 일을 나를 따르라 하는 과거의 리더십이 아닌 함께 하자는 리더십으로 민주주의 시대를 완성하겠다. 이것이 제가 출마하는 이유이고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은 가에 대한 답이다./정리=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
정리=김진수 기자 jski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