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지급금 환수 강행’ 벼랑 끝 몰린 농민

유대용 사회부 기자

2017년 01월 24일(화) 19:29
사상 초유의 쌀 우선 지급금 일부 환수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농민들의 반발이 심해지고 있다.

필자는 지난 주말 나주 죽산리에 다녀왔다. 마을회관에 모인 어르신들은 삼삼오오 모여 쌀 우선 지급금 반납에 관해 불만을 토로했다.

대를 이어 쌀농사를 짓고 있는 이곳 농민들은 “쌀값 폭락으로 안 그래도 어려운 사정에 줬던 돈을 도로 뺏는 게 말이 되냐”고 입을 모으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 굴렀다.

고령화, 쌀 수요 감소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업을 잇겠다’는 일념으로 지난 1년을 버텨온 농민들에게 ‘포대당 862원’이라는 반납액은 수천수만배의 상실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쌀값·농가 안정 대책은 제쳐두고 쌀 우선 지급금 환수만을 강행하는 행위는 농민의 땀과 노력을 격하하는 것이자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다. 전남도가 쌀값 하락에 따른 변동직불금과 우선 지급금 환수 금액을 상계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농민들의 동의를 얻기 어려워 시행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변동직불금은 쌀의 수확기 평균가격이 목표가격에 미달하는 경우 농가에 지급하는 보조금이다.

수확기 쌀값이 목표가격보다 하락하면 그 차액의 85%에서 고정직불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변동직불금으로 지급한다.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4개월간 쌀 평균가격이 목표가격보다 낮을 때 지급하며 올해는 ㏊당 208만원 가량이다. 쌀값 하락을 보전해주는 방법이며 다음달 지급된다.

전남도의 상계 제안은 지원금 일부를 환수금으로 대체하는 방안이라 볼 수 있다.

농민들의 위임이나 동의가 필요한 대책인데 사실상 시행되기 어려워 보인다.

지원금을 떼다 환수금으로 쓰겠다는 ‘조삼모사’식 제안에 농민들이 동의할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날 만난 농민들은 하나같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최근 국정농단, 정경유착 등 특혜시비로 전국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농민들의 심경이 더욱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우선 지급금 환수에 앞서 근본적인 농가 안정 대책이 무엇인지 반드시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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