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변화가 곧 ‘생존’ 오승지 경제부 기자

2017년 02월 05일(일) 19:29

신선한 제품, 저렴한 가격, 넉넉한 인심하면 떠오르는 곳. 서민들의 장바구니를 늘 푸짐하게 채워주고 오랜 시간을 지역민과 호흡하는 곳이 바로 ‘재래시장’이다. 명절을 앞두고 재래시장이 평소보다 북적이는 이유는 시민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정’을 선물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지난 설을 앞두고 광주 서구 양동시장을 찾았다. 이 곳은 깨끗한 내부 거리와 판매상품별로 매장이 잘 정돈돼 있는 등 현대식 시장의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상인들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설 명절 대목임에도 불구,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서다. 게다가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후 효자 상품이었던 굴비와 전복 등 주요 선물 품목들은 지난해에 비해 30-40% 가량 매출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속되는 장기불황과 탄핵정국,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소비자들의 얇아진 지갑은 쉽사리 열리지 않는 모양새였다. 일부 상인들은 이러한 위기상황 때문에 재래시장만의 특권이었던 에누리마저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이제 재래시장은 생존을 위해 진정한 내실의 변화가 필요한 때로 보인다. 재래시장은 소비자들이 머물 수 있는 ‘체류형 복합 쇼핑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최근 대형 유통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배려한 다양한 편의 제공과 문화소통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충분한 주차시설 확보와 휴게시설 마련, 활발한 홍보 마케팅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방문해도 늘 즐거운 공감의 장소로 바뀌어야 한다.

필자가 방문했던 양동시장의 경우, 앞으로 고객을 대상으로 행운권 추첨 및 시민 노래자랑 등의 문화서비스와 청년상인의 입주를 적극 추진해 시장에 활기를 더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칠맥파티’ 등 상인과 고객이 즐겁게 어우러질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처럼 재래시장의 다양한 시도와 변화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