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경찰 ‘셉테드’ 적극 개입해야 유대용 사회부 기자

2017년 02월 21일(화) 19:19

광주 일선 자치구가 최근 ‘셉테드(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기법을 활용한 범죄 예방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경찰도 지난해 6월 범죄예방진단팀(CPO·Crime Prevention Officer)을 전국 관서로 확대하는 등 치안 패러다임을 ‘검거’에서 ‘예방’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서 일선 자치구의 셉테드 사업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아직도 갈 길이 먼 게 사실이다. ‘범죄예방환경설계’를 의미하는 셉테드의 중심축은 경찰과 지자체다.

셉테드 선진지와 비교하면 광주의 도시계획이나 건축디자인적 기법에 대한 내용과 규정은 매우 미흡하다. 지자체 및 경찰의 개입·활동이 걸음마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필자가 취재차 방문한 영국은 ‘방범환경 설계제도(Secured By Design·이하 SBD)’가 잘 정착된 모습이었다. CPO를 중심으로 한 홍보성 활동에 그치고 있는 국내 경찰에 비해 영국 경찰은 구체적인 전략을 짜고 제도를 이용, 셉테드에 적극 참여하고 있었다.

영국 셉테드 담당 경찰은 SBD 인증 중 일부에 대해 시공·건축·완공단계에 걸쳐 직접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이들은 모든 개발구역에 대한 환경설계와 보안경비를 점검하고 기준에 일치하는지 여부를 따져 인증을 결정한다.

국내에서도 일부 신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셉테드 인증을 활용한 마케팅이 늘고 있으나 한국셉테드학회 및 일부 지자체의 개별인증제도 모두 공신력이 낮다. 범죄예방 환경설계 관련 지자체별 조례 외 관련 법률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셉테드는 절대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가령 아파트 뒤편이나 구석이 아닌 출입구 방면, 단지 중앙에 놀이터를 설치하는 것도 셉테드 기법이라 할 수 있다. 주민들이 자주 지나가는 위치에 놀이터를 설치함으로써 범죄의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을 공동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이 사소한 환경설계조차 인증 시스템 등 제도와 정책이 선행될 때 보다 활성화될 수 있다. 셉테드의 두 중심축이 범죄로부터 누구나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