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 넘어 국민 통합의 대한민국으로 임채만 정치부 차장

2017년 03월 12일(일) 20:27

2017년 3월10일. 헌정 사상 대통령이 처음으로 파면되는 역사적인 날로 기록됐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수호의 의무를 저버린 대통령의 책임이 막중하다며 8대0 전원일치 인용 의견을 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5년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청와대에서 삼성동 자택으로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이날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탄핵 인용과 기각을 각각 외치면서 서울 한복판에서 극도의 대립 양상을 보였다. 그 과정에서 불미스런 사상자가 나왔고 대한민국은 둘로 갈라졌다.

지난 1987년 6월 10일 항쟁 당시 민중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민주주의가 30년이 흘러도 미완성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오히려 퇴보되고 있다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이제는 국민들의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고 국민 통합이라는 큰 과제가 남았다. 그 몫은 오롯이 차기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대통령이 파면되고 조기 대선이 임박해지면서 정치권은 대선 체제 준비에 분주하다. 3월말-4월초에 뽑힐 것으로 예상되는 각 당의 대선주자는 5월9일로 예상되는 대선 일자에 맞춰 진검승부를 펼쳐야 한다.

차기 대통령은 인수위원회를 꾸릴 여유도 없이 국내 각종 난관들을 헤쳐나가야 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추락한 민생 경제, 진보·보수 이념 대립 등등.

그야말로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난세의 영웅이 돼야 한다. 하지만 주어진 정치 환경은 녹록지 않다. 누가 되더라도 여소야대를 피할 수 없기 때문. ‘협치’라는 능력 없이는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국정운영에 터덕거릴 수밖에 없다.

국정농단의 몸통이었던 제왕적 대통령제도 전면적인 수술이 불가피해졌다. 그 해법으로 ‘개헌론’이 대선주자들 사이에 논의되고 있다. 절대적인 권력이 분산되지 않고서는 ‘제2의 최순실 게이트’가 또 다시 나오지 않으라는 법은 없다.

또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정치 발전을 저해하는, 자기 측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하는 패권주의를 타파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더 이상 설 자리를 줘서는 안 된다.